안녕하세요?
저는 전북 남원 한치과의원 원장 한상수입니다.
2001년 전북대학교를 졸업하고 전북 남원시 보건소에서 공중보건의사로 병역을 마친 뒤 전북 남원에 2004년부터 개업을 하고 있습니다.
개업 후 다른 개업의들처럼 거의 변화 없이 반복되는 일상을 살고 있었고 운동도 특별히 하는 것이 없던 저에게 작은 계기가 생겨 운동을 시작하게 된 일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제가 거주하는 전주에 아이스 링크장이 있는데 아이들을 스케이트 운동을 시키면 좋겠다는 집사람 말을 듣고 저는 처음에는 반대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제 생각에 미끄러운 얼음 위에서 발에 칼(?)을 매달고 하는 운동이라 다칠까봐서 너무 위험해보였기 때문입니다. 집사람이 알아보더니 안전하게 교육을 받고 타면 괜찮다고 해 결국 제 아이들이 빙상장에서 스케이팅 수업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빙상장까지 픽업을 해주게 되었고 빙상장에 자주 방문하게 되면서 강사님께 저도 한번 배워 볼 수 있냐고 물어본 게 2016년 가을이었습니다. 40이 다 되어서 스케이트를 탈수 있을까 걱정이 되면서도 아이들 타는걸 보니 재미있어 보여 용기를 내본 것 같습니다.
태어나서 운동을 체계적으로 강사님께 배워 본 적이 없었고 운동신경도 너무 없는 저를 잘 알고 있어서 너무 용기내기가 어려웠는데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처음 스케이트를 신고 빙면에 들어가던 날 기억나는 게 제대로 서있지를 못하겠더군요. 미끄러지고 넘어지기 바빴고요. 그렇게 아이들 레슨시간에 저도 같이 배우면서 운동을 하자고 하면서 시작된 스케이팅이 벌써 8년을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조금씩 기본기를 배워가면서 스케이팅에 점점 빠져들어서 지금은 매일 빙상장에 출근(?)해서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치과의사들은 작은 구강 내를 진료하기 때문에 목 디스크 등의 근골격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합니다. 특히 진료중 목 부위가 많이 숙여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기본적으로 스케이트를 타려면 목을 상당히 치켜들고(head up 이라고 하나요?) 타야 되기 때문에 진료할 때 자세와는 반대가 되어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되었습니다. 그래도 연습을 해가면서 머리를 들고 타는 자세로 고치다보니 목 근육도 스트레칭 되면서 좋은 게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하체가 단단해지는 건강도 덤으로 얻게 되었고요.
치과의사 선생님들의 경우 시간이 없으셔서 운동도 못하시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꼭 시간을 내셔서 한번정도 도전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꼭 스케이트가 아니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꾸준히 지치지 말고 건강을 위해 어떤 운동이든 해보시는 것을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스케이트의 매력에 빠져들어서 지내는데 어느 날 레슨 선생님께서 전주에서 동호인 대회가 있다면서 참가해보라고 하시더군요. 전국 동호인들 대략 200여 명 정도가 모여서 경기를 합니다. 전국적으로 동호인 대회는 매년 전주, 부산, 대전, 춘천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첫 출전한 2018년 전주 대회에서는 그저 안 넘어지고 완주 한 것에 감사할 정도로 긴장되고 힘들었습니다. 워낙 오래 타시고 잘 타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기도 많이 죽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연습을 거듭해서 잘 타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계속 운동을 해서 2022년 전주 동호인 대회에서 준우승을 처음 하게 되어서 너무 기뻤습니다. 또 2024년 7월 부산 동호인 대회에 참가해서 준우승을 하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았지요. 2024년 9월에는 춘천 동호인 대회가 있었는데 이때 운동시작하고 처음으로 최우수선수상(MVP)을 타게 되었습니다. 2024년 12월에 있었던 대전 동호인대회에서도 운 좋게 최우수선수상(MVP)을 또 타게 되어서 너무 기쁘고 감사했던 것 같습니다.
전문선수가 올림픽이나 체전에 나가서 수상한건 아니지만 동호인 대회에 나가서 운동시작하고 8년 만에 큰 상을 두 번이나 받게 되니 가르쳐주신 선생님들과 같이 운동하시는 전주 빙상장 동료분들께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운동하면서 좀 잘 타고 싶은데 안 되서 좌절도 많이 했고 그만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운동하고 연습했던 생각도 나고 보람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우연히 시작하게 된 스케이트 운동을 꾸준히 오래 열심히 해서 건강도 지키고 조금 더 잘 타 보고 싶습니다.
치과의사들은 정밀도나 난이도 그리고 업무강도 면에서 정말 극한의 일을 수행하는 직업인 것 같아요. 그만큼 스트레스도 많이 받을 수밖에 없고 건강도 해치기 쉽기도 하고요. 치과의사 일을 즐겁고 행복하게 하려면 몸과 정신이 건강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 스케이트 운동이 저에게는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스케이팅 할 때는 오로지 지금 타고 있는 것에만 집중해야지 그렇지 않고 잠깐 딴 생각을 하면 넘어지거나 사고 나기 쉽기 때문에 매우 예민한 운동이거든요. 그만큼 운동할 때만큼은 치과에서 혹은 사회에서 받은 스트레스나 걱정이나 근심 등을 다 털어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건강한 정신과 육체가 유지되어야 치과 진료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극한의 직업에서 애쓰시는 전국의 치과의사 선생님들 2025년 새해 모두 건강하세요!
더불어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