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회복 소비쿠폰, 개원가 ‘숨통’ 트일까

  • 등록 2025.07.09 21:25:38
크게보기

7월 21일부터 지급, 상당수 치과 사용처 기준 충족
소비 진작, 내원 증가 기대…‘반짝 수요’ 회의론도

정부가 이달 21일부터 본격 지급을 시작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개원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과 유사한 보편적 소비지원인 만큼, 침체된 개원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국민 1인당 최소 15만 원에서 최대 45만 원을 지급하는 1차 지원과, 국민 90%를 대상으로 10만 원을 추가 지급하는 2차 지원으로 나뉜다.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형태로 지급되며, 사용 기한은 11월 30일까지다. 연 매출 30억 원 이하인 영세·중소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개원가도 이번 정책을 통해 소비 진작과 내원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사용 기한이 4개월 이상이며 대부분의 동네치과가 사용처 기준을 충족해 진입 장벽도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의 신용·체크카드 사용 내역을 살펴보면 병원·약국은 10.6%로 마트·식료품점(26.3%), 음식점(24.3%)에 이어 적잖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당해 본지가 일반인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도 긴급재난지원금을 치과에 ‘사용할 의향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7.3%에 불과했다. 다만 회의적인 평가도 나온다. 생필품이나 소비재 중심 지출에 편중돼 치과 진료 수요로 연결되기 어렵고, 매출이 일시 반등하더라도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던 전례가 있다는 것.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기 위한 전략 마련이 중요하다고 봤다.


현장에서는 ‘치과에서도 사용 가능하다’는 인식 확산이 관건으로 꼽힌다. 환자들이 치과 진료가 가능함에도 지나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과거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당시, 치협도 ‘긴급재난지원금 치과에서 사용하세요’라는 문구가 삽입된 홍보 포스터를 긴급 제작해 전국 치과의사 회원에게 배포한 바 있다. 김병국 원장(죽파치과)은 “포털·지도·SNS 등 홍보 가능한 채널을 총동원해 치과 내원을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1인당 25만 원 안팎의 금액을 지급하는 구조인 만큼, 이 금액에 맞춘 진료 항목 설계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잉 진료나 고가의 비급여 유도보다는, 실속 있는 예방 진료나 기본 치료 중심의 진료 패키지를 구성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책을 소비 유인책을 넘어 개원가 내부 변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예방 중심 진료 확산, 환자 관계 형성, 디지털 진료 도입 촉진 등으로 연계하면 장기적인 치과 경영에도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정우 대한치과의료관리학회 부회장(인천시카고병원장)은 “선제적으로 추진하는 치과들이 앞으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소비 쿠폰과 같은 총 통화량 증가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켜 장기적인 치과 수익성에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조정훈 원장(이젤치과)은 “코로나 이후 풀린 자금도 2년 안에 인건비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 바 있다”며 “진료비 현실화가 어렵고, 개원 경쟁은 치열해지는 구조 속 장기적으로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최상관 기자 skchoi@dailydental.co.kr
Copyright @2013 치의신보 Corp. All rights reserved.



주소 :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대한치과의사협회 회관 3층 | 등록번호 : 서울, 아52234 | 등록일자 : 2019.03.25 | 발행인 박태근 | 편집인 이석초 대표전화 : 02-2024-9200 | FAX : 02-468-4653 | 편집국 02-2024-9210 | 광고관리국 02-2024-9290 | Copyright © 치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