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
어떤 하소연

2000.11.04 00:00:00

교정치료, 미용만을 위한 것인가? 얼마 전 진료중의 일이다.
한 어린이 교정환자의 어머니가 오셔서 하소연을 하셨다. 초등학생인 그 어린이의 학교 선생님께서 치열교정을 하는 그 아이에게 “남자가 무슨 교정치료를 하느냐 생긴 대로 살지. 당장 가서 교정장치를 뜯어달라고 하라” 고 하신다는 것이다. 선생님의 눈에는 아마 교정 brackets이 꽤나 눈에 거슬렸나 보다. 아이가 교정치료를 계속하자 아예 그 아이를 “철사”라고 부르고, 덩달아 학급아이들까지 “철사”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따라서 그 환자아이는 집에와 울고불고......... 엄마는 견디다못해 내게라도 찾아와 하소연하는 것이다. 그 말에 난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니 아직도 교정치료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나? 그것도 초등학교 교사가?’ 우선 교정치료를 쌍커플 정도의 단순한 미용치료만으로 여기는 그 선생님의 생각이 어이없었다. 또한 설사 교정이 단순한 미용치료라 해도 시대가 어떤 시대인가? 앞으로 커서 흉한 외모가 예상되는데 어려서 치료로 미리 예방하여 좀 더 좋은 외모를 가질 수 있다면 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 아닌가? 아무리 남자라 해도 말이다. 시대마다 삶에 대한 가치관이 다르며 이 시대의 가치관으로 그것이 잘못이라고 볼 수는 없지 않는가? 특히나 자라나는 어린 학생들에게 교사의 이념과 철학만을 고집하여 가르친다는 것은 문제이지 않는가? 시대에 맞게 적응하는 것도 가르쳐야지......... 또 정말 잘못되었다 해도 그런 식으로 대하는 선생님의 태도가 문제라는 등 한참을 그 보호자와 맞장구치며 흥분했다. 어쩌면 그 보호자보다도 정작 내가 더 흥분했는지도 모르겠다. 다행히도 내 흥분이 위로가 됐는지 그분은 그런 대로 진정되어 돌아갔다. 그러나 좀더 깊이 생각해보니 문제는 우리 치과의사들에게도 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이 사회의 지식층에 속하는 교사들에게까지도 교정치료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못 시킨 건 아닐까? 교정치료가 어디 단순한 미용만을 위한 치료인가? 교합을 맞추고 잘 씹게 하고 나아가 전신건강을 돕고, 아이의 올바른 성격형성을 돕고 등등 치료 후 많은 장점들에 대해 인식시키는데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50대의 여선생님이라는 그분처럼 우리사회의 중요한 한 부류가 그 미용치료효과만으로는 치료의 기능을 인정치 않는다면 교정치료의 중요한 기능인 기능회복의 효과도 인식시켜야 될 것 같다. 물론 그 선생님이 특별히 구시대적 관념을 가진 분 일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개원한곳이 인천시내이고 또 그분이 현직 교사이고 보면, 이 시대에도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지 않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우리치과의사들은 아직도 국민홍보와 교육에 꽤 노력을 기울여야 될 것 같다 우선은 치협 차원의 홍보가 필요하겠고 나아가 전 치과의사들이 각자가 접하는 진료현장에서 성실한 설명과 교육이 필요한 것 같다. 필자는 그 일 이후, 치과치료에 대해 잘못된 편견을 가진 환자들에게 좀 더 열심히 설명하는 좋은 버릇을 갖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그 초등학교 선생님께 감사할 일이다. 프리랜서 김지숙 원장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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