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삶>
광야의 소리
<신순근 신부·꽃동네 회장>

2001.01.06 00:00:00

흔하게 쓰이는 말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말들이 있다. 그중의 하나가 ‘광야의 소리"라는 말도 끼일 것 같다. 광야의 소리라고 할 것 같으면 여러 의미가 있을 수 있으나, 크게는 두가지로 말할 수 있다고 본다. 첫째로 어떤 범상치 않은 소리 즉, 신의 소리 또는 신의 계시를 받고 외치는 말이나 어떤 깨달음의 소리라 할 수 있겠다. 이는 사람들이 받아 들이든 안 받아들이든 간에 인류의 앞날에 중요한 길잡이가 되는 말이다. 다른 하나는 아무도 알아 주지 않는 허공에 뜬 주의, 주장이나 운동을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두가지 해석은 경우에 따라 근원이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광야라고 하는 말은 그리스도교의 성경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사막과는 다르지만 모래뿐인 사막만이 아니라 목축에 적합한 대초원을 포함해서 비가 극히 적게 오는 메마른 땅, 고원지대와 산악지대를 광야라고 부르고 있다. 그런데 바로 그렇게 황량하다고 할 수 있는 곳을 사람들은 고독과 고요 중에 신을 만나려고 찾아 들었다. 아니면 깨달음을 얻기 위해 찾아 들었다. 그리고, 얼마후 그들은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나와 외쳤다. 이를 광야의 소리라 한다. 그러니 자연 범상치 않은, 귀담아 들어야하는 소리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해 온 세계가 요란히 불꽃놀이와 함께 새 천년을 맞았다. 밀레니엄이란 말을 모르면 어느 자리에서건 끼일수 없을 만큼 우리 입에 오르내렸다. 쉽게 말해서 새 천년이 시작되었으니 새롭게 시작해 보자는 것이었다. 온 세계 인류가 한 가족처럼 살자고 다투어 축복하는 분위기였다. 그런 가운데 두가지 소리가 들렸다. 하나는 잘 사는 나라들에게 향한 소리 ‘당신들이 후진국, 개발도상국들에게 꾸어준 돈 모두 탕감해 주시고 … "이에 대한 반응은 여기서 굳이 안 밝혀도 될 것 같다. 신문이나 전자매체에서도 이런 소리가 있었느냐는 식으로 넘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도 몇몇 나라에서는 반응을 보였던 모양인데 ‘좋다. 그런데...."였다. 한마디로 하나도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자세였다. 또 하나의 소리는 과거에 대한 반성이었다. 이는 주로 종교계를 중심으로 여러 곳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세계사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 사건, 어느 특정한 민족이나 계층에 대한 잘못, 이념 논쟁 등을 시인하고 용서를 청한 것이다. 이에 대한 반응은 그래도 먼저 보다는 좀 나은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소리도 못 들은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계층도 있고, 그와는 달리 일부에서는 날카롭게 자세를 고쳐 잡으며 말했다. ‘지금 와서 그런 소리하면 뭐하나. 그때 잘 했어야지" 그래서 오늘도 우리들 사이에 자주 오르내리는 말을 새길 필요가 있는가보다. 말인 즉, 우리에겐 중요한게 세가지 있는데, 바로 지금 이시간, 내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그것이라고. 이천 하고도 일년이 되었다. 모든 분들에게 축복이 있기를! 필/자/소/개 ‘75 광주 가톨릭대학교 졸업 사제서품 청주교구 보은성당 주임 ‘79 청주교구 청산성당 주임 ‘81 청주교구 내수성당 주임 ‘82 청주교구 음성성당 주임 ‘84 청주교구 교현성당 주임 ‘89 청주교구 안림동성당 주임 ‘94 청주교구 내덕2동 주교좌성당 주임 ‘99 정진석 장학재단 이사 현재 꽃동네 제2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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