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
행복의 기준
최종운(강릉 최종운치과의원 원장)

2001.02.10 00:00:00

만족할 줄 알면 항상 넉넉해 내가 살고 있는 이 곳 강릉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언론에 오르내렸다. 해마다 눈으로 교통이 두절되는 대관령 때문이다. 지난 98년 1월에 본인도 대관령 횡계 구간에서 고립되어 2박 3일 간의 짧으면서도 긴 색다른 여행(?)을 한 적이 있다. 대한적십자에서 공급해준 담요와 사발면에 의지하며 예약환자 약속변경 걱정을 해가며, 추위에 떨며 조금씩 불편해 지는 다리와 허리를 느끼며..... 그런 한계 상황 속에서 난 좌절보다는 오히려 인생의 새로운 단면을 조금씩 보기 시작했다. 조급해 하며 교통이 소통되기만을 생각할수록 현재의 상황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었고, 반대로 대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이 어떻게 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자는 생각을 하게되니 모든 것이 너무나 한가롭고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미국의 철학자 마르쿠제는 이 시대를 풍요로운 감옥에 비유하고 있으며 우리들은 자신이 그 감옥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지낸다고 한다. 또한 불교의 ‘보왕삼매론"에선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 하셨느니라"고 말하고 있다. 약사법 개정, 상대가치 수가제도, 대북 의료지원 활동, 치과의사의 윤리 등등 우리 앞에 산적해 있는 해결해 나가야 할 운명들을 바라보며 병고를 통해서 새로운 것에 눈을 뜨고 좋은 약으로 삼아야 하겠다고 생각해 본다. 모든 일은 힘들여 노력해서 얻어지는 것이지 저절로 되는 일은 없는 것 같다. 고생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무엇이 옳은 것인지 합리적으로 유도해 낸다면 산적해 있는 어떤 일이라도 조금씩 해결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행복의 기준은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없는 것으로부터 얼마나 벗어나 있는가에 존재한다고 믿는다. 남보다 적게 갖고 있으면서 삶의 기쁨과 순수성을 지켜나가는 사람들이야말로 이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 본다. 만족할 줄 알면 항상 넉넉하고 즐거우며 평온하다고 한다.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고, 새 희망도 가져야 할 것 같다. 모든 치과마다 웃음꽃이 가득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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