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광식<본지집필위원>
베트남 출신 세계적인 시인이자 평화운동가 틱낫한(釋一行(석일행)·77) 스님이 16일 오후 한국에 왔다. 19박20일로 예정된 틱낫한 스님의 체류기간 동안 범 종교인과 환경운동가들이 참여하는 심포지엄, 전국을 순회하는 대중강연, 걷기 명상 등을 통해 직접 수행을 겪어보는 체험 프로그램 등의 일정을 갖는다.
한자 법명으로 釋一行(석일행)은 석가모니(釋迦牟尼) 부처님의 석(釋)씨 성에 한 가지 일에 전념한다는 뜻의 일행(一行)이 이름이다.
북핵문제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이라크전이 발발한 때에, 모든 사람에게 자유와 기쁨, 그리고 평화를 주는 사람이 방한을 하였다는 것은 크게 환영할 일이며, 모쪼록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만발하여지기 바란다.
불교의 가르침이 위로는 지혜(깨달음)를 구하고 아래로는 뭇생명들의 고통을 해소하는 것이며, 종파와 나라와 인종을 초월해 이를 몸소 실천하는 세계의 살아 있는 부처님 세 분으로, 티베트의 다라이라마, 베트남의 틱낫한 그리고 한국의 숭산(崇山) 스님을 꼽는다.
우리가 사는 것은 ‘지금 여기(here and now)"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거에 살거나 미래에 산다. “전에 이렇게 했어야 하는데...”라거나, “앞으로를 위해서는...”이라는 생각 속에서 산다.
또한 문명의 이기가 많아질수록 한 순간에 한가지에 전념하며 살지 않고 겹치기로 살아간다.
예를 들면 밥을 먹으면서 신문을 본다거나, 걸으면서 영어 테이프를 듣는다거나 한다.
우리가 거리의 이동을 원할 때는 걷는다. 걸을 때에 발의 움직임에 따라서 몸의 중심이 이동하지 않는다면 원하는 거리의 이동이 일어나지 않고 넘어진다. 우리의 생각이 ‘지금 여기’에 있지 않고 과거나 미래에 있다는 것은 걸음을 걸을 때 발은 옮겨갔는데 몸의 중심이 다른 곳에 있는 것과 같다.
이것은 마음을 넘어뜨리는 스트레스가 된다. 그래서 항상 마음이 ‘지금 여기’에 있도록 챙길 필요가 있다. 마음 챙기는 연습으로 제일 쉽고 좋은 것이 숨을 챙기거나 걸음을 챙기는 것이다. 숨은 곧 생명이며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고 쉽게 인지할 수 있고, 걸음 또한 우리가 일상적으로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틱낫한 스님의 호흡명상이나 걷기 명상은 바로 마음을 챙겨 ‘지금 여기’를 전념하여 놓치지 않는 것이다. 숨을 쉴 때 무의식적으로 쉬지 말고 숨을 들이쉴 때 배가 일어나는 것에 집중하고, 내쉴 때에 배가 들어가는 것에 집중해보자. 걸음을 걸을 때 발을 들고, 나아가고 놓는 동작에 집중해보자.
그리고 ‘지금 여기’에 계시는 숭산 스님을 비롯한 많은 한국의 훌륭한 영적 스승들의 보배로움을 알고, 펼쳐나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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