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환자를 치료하고 난 후에 치료 결과에 대한 예후와 치료의 성공 실례에 대한 책임을 모두가 의사스스로가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치료 결과에 대한 환자의 불만으로 인해 마찰이나 시비로 유쾌하지 못한 사건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무리 완벽한 치료를 해도 치료의 수용자인 환자의 상태가 그 치료의 변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치료의 결과는 환자에 따라서 엄청난 차이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사실 모든 의료 치료는 절대로 의사 혼자하는 행위는 아닌 것이다.
의사가 없었던 고대 인류는 질병을 치유하는 일은 인간 모두가 공유하는 권리요 의무라 생각했으며 생활의 지혜로 치료의 수단을 탐구하고 창출해 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의사라는 전문 직업이 생겨나면서 ‘병을 낫게 하는 것은 의사 뿐이다"라는 개념으로 바뀌면서 의사는 위대한 힘을 가진 인간으로 숭배되고 모든 치유를 도맡아 하는 초능력자가 된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병의 발생이나 치료에 대한 책임을 모두 의사에만 맡기고 환자 자신은 오로지 수동적 자세만 취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으로 바뀐 것이다.
즉 질병을 치유하는 기능이 사회화 내지 상업화 되면서 환자들은 의료에 대한 주체적 책임을 포기해 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역설적으로 만약 의사가 없었다면 혹은 없어지게 된다면 질병은 자기 스스로가 고치려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고 손을 쓰지 않아도 저절로 나을 수 있는 질병도 많을 것이다.
오늘날 의료의 황폐화 현상은 의료를 의사만의 책임으로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의료에 대한 공동 책임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의료 문제의 책임을 사회 전체, 혹은 국민 개개인의 책임일 수도 있다.
질병은 의사에 의해 치료되기 보다는 ‘자기 스스로 치료되는’부분도 많이 있다.
질병을 고치는 것은 약물이나 의사가 아닌 우리들 신체 안에 있는 ‘천부의 힘"인 자연 치유력의 위대한 신비스러움의 결과인 경우가 너무 많이 있다.
칼 사이몬 박사의 ‘Getting Well Again’이란 저서에서 “인간은 모두 자기의 질병과 건강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참가하고 있다. 우리들의 신념, 인생관 감정들 모든 것이 어떤 형태로 자기의 건강에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가 받고 있는 치료에 대한 반응은 치료자에 대한 신뢰도에 따라 많은 변수가 생긴다. 때문에 자신의 건강에 스스로 참가하고 그 책임을 스스로 느끼는 일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환자는 치료되는자 라는 수동적 입장에서 부터 ‘치료하는자’라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입장으로 전환돼야 한다.
치과치료에서 더욱 이러한 태도가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치과치료인 보철 치료나 치주 치료를 했다 하더라고 사용하는 환자의 사용능력과 관심이 결여돼 있다면 수복물의 수명은 얼마 가지를 못할것이고 수려한 치주 치료를 했다해도 환자가 구강위생 관리 능력이 부족하다면 그 치료는 실패를 면치 못할 것이다.
우리는 일방적인 환자에 대한 치료행위가 아닌 환자 스스로도 치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동참치료 (Co-Therapy)의 개념을 일깨워 치료에 대한 공동 책임을 나눠 가질 수 있도록 환자들을 교육 시키고 유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