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 쯤, 봄 꽃 소식이 한참일 무렵이면 지난 일년의 회무를 되짚어보고 새로운 일년을 설계하는 치협 정기대의원총회가 열린다.
올해도 지난주 화창한 토요일 오전 10시 총회가 시작됐다.
예년 같으면 1부 순서의 적지 않은 시간이 초청된 국회의원들의 축사말씀으로 할애 됐을텐데 올해엔 총선 직후의 시차 때문인지 참석한 국회의원이 없어 빠르게 진행됐다.
치과계와의 유대감을 강조한 김화중 복지부장관의 축사도 과거, 차관 참석시 의례적 내용과는 달리 친근감이 느껴졌다.
각 지부와 협회에서 발의, 상정된 일반의안 심의가 시작됐다. 무려 40여건의 안건을 언제 다 심의할까? 그것도 하루 전의 지부장회의에서 거르고 걸른것 이라는데, 상정의안이 많은 것은 전국 회원들의 진료환경이 편치 못한 반증이리라.
의안심의 초반, 집행부의 대국민봉사사업의 일환으로 시행중인 무료의치장착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회장사퇴를 거론한 대의원의 질의에 정재규 협회장의 사업추진 배경 설명과 사업 가시적 성과, 구체적 효과 등을 포함한 사업시행의 당위성이 다소 높은 톤으로 설명되고 대의원들의 이해를 구하자, 동의와 격려의 박수가 이어져 순간 형성됐던 긴장감이 누그러진다.
계속된 의안심의에서 발등의 불인 레진급여화 저지대책, 윤리제정위원회구성 등 상정의안 중 대부분이 집행부에 위임, 촉구, 수임 사항으로 처리되는걸 보면서 임기동안 헌신적 희생이 필수적이긴 하고 또 기꺼히 그 어려운 짐을 지겠노라 나선 발걸음들이긴 해도 집행부 담당이사들의 어깨가 가벼워 보이지는 않았으며, 현안 해결을 위한 전국 회원 모두의 고민과 역량이 집행부의 철저한 대응, 눈부신 활약과 함께 어우러져야 될 것 같다.
점심시간 후 속개된 오후 총회는 김명득 의장으로부터 사회권을 넘겨받은 최광철 부의장의 재치와 섰다 앉았다를 반복하는 특유의 제스처로 이완되기 쉬운 회의 분위기를 산만치 않게 유지되도록 했고, 또 많은 질의자 들을 각 지부별로 고르게 지명해 편중되지 않는 원활한 진행이 두드려져 보인다.
다만 참석 대의원들의 이해를 도와서 빠른 결론을 유도하려는 의욕이 앞선 탓인지 의안마다의 설명이 계속되면서 조금 지루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차분하면서도 진지한 질문들과 대부분 담당이사들의 성실한 답변이 오고가면서 한층 품격있는 총회분위기가 느껴졌으며, 특히 서울지부 쾌남형의 키가 훤칠한 대의원의 깔끔한 질의와 부산지부의 양명운 대의원의 정곡을 찌르는 날카로운 질문 등이 인상적이었으며, 평소 성실한 답변으로 신뢰가 컸던 모이사에 대한 질문에서 업무내용을 충분히 파악치 못한듯한 답변이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다. 상근이사가 아닌 나와 같은 개원의라는 사실을 이해하긴 하면서도….
아쉬움 하나 더, 전체적으로 수준급의 진행이었다고 보지만 개회식 때 국민의례 음악 반주의 어색한 부분이 귀에 거슬렸고 사회자의 마이크 강약조절이 좀더 세밀했더라면….
불요불급한 발언을 자제해주신 대의원 여러분의 절제력과 집행부에의 전폭적 신뢰와 지지, 겸손하고 군더더기 없는 답변으로 임해주신 임원여러분들과 나란히 의좋은 형제의 모습으로 매끈한 진행 솜씨를 보여주신 의장단, 모든 분들의 이해와 협력에서 치과계의 희망을 엿본다. 강한 치협, 민생 치협, 파이팅 치협! 힘찬 도약의 발걸음을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