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묵 월요칼럼]충치! 왜 설탕만 탓하나?

  • 등록 2004.11.01 00:00:00
크게보기

설탕은 지난 150년 동안 구강병에 있어서 중심이 되는 주제였으며 구강건강에 최대의 위협대상으로 취급되어져 왔었다. 마치 설탕만 없다면 충치 같은 질환도 없어질 것이라고 법석을 떨었던 것은 사실이다. 치아우식(Dental caries)은 곧 설탕이라는 등식에 아무런 거부가 없었다. 충치발생에 대한 포괄적인 개념은 치아표면이나 구조가 해부학적으로 충치가 발생되기 쉽게 되어있는 경우나 입 속에 특정한 박테리아(細菌)의 존재나 활동이 있을때나 그 세균들이 발효하기에 적합한 탄수화물(당분)이 존재할 경우에 충치는 발생할 수 있다. 단지 탄수화물(설탕)은 충치발생의 간접적인 요인 중에 하나에 불과하며 탄수화물에는 설탕만 포함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섭취하는 밥, 빵, 감자등 모두가 탄수화물이다. 그런데 유독 설탕만을 충치발생 주범으로 몰아 세우는 것은 잘못된 것 일수도 있다. 치아우식은 구강내에서 발효생산된 산(酸)에 의한 치질(齒質)의 용해작용의 결과를 말한다. 입 속엔 다양하고 수많은 균이 존재하므로 구강(입) 자체가 바로 산을 생성할 수 있는 ‘균의 배양기’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 배양기 안에서 유독 탄수화물, 녹말, 설탕 같은 음식의 발효를 도맡아 하고 있을 뿐이다. 설탕이 없었더라면 충치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입(구강)이 없으면 충치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말이 될 것이다.


현대인들은 걸핏하면 설탕을 나쁜 음식으로 혹은 부적절한 음식으로 취급하여 마치 악한처럼 취급하려는 경향이 없지 않다. 그러나 설탕은 인체의 성장이나 활동에 필수적인 에너지원으로 중요한 영양소임에 틀림이 없다. 설탕과 치아의 문제는 생물학적 혹은 화학적 과정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교육학적, 사회학적 관점으로 풀어 나가야 할 문제일 것이다. 특히 유아기나 아동들에게 설탕과 같은 단맛은 (초콜릿 과자등) 영양소의 역할은 물론이거니와 꿈과도 같은 환상적인 먹걸이 임에 틀림없다. 어린이들로부터 단맛을 빼앗는 것은 꿈을 뺏는 일과도 같은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그 단맛을 합리적으로 공급하느냐하는 건설적인 식이계획(Constructive Meal planning)이 필요할 것이다. 어떤 음식을 선호한다는 것은 생리적인 또는 심리적인 문제이다. 단맛에 대한 선호는 습관 이상의 것으로 타고난 성향이며 식욕의 일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치과의사들은 막연히 치아와 설탕의 생화학적인 관계를 들추어서 사람들에게 설탕을 먹으면 무조건 나쁘다는 지식이 홍보에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이제는 지양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음식은 영양소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음식은 곧 삶의 의미를 뜻하고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영양학적 양식을 넘어선 문화사회적 양식으로 풀이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설탕과 치아의 관계도 일상적인 삶의 여러 측면을 고려한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요즈음 시대에는 설탕의 소비는 본능과 욕구에 가까우며 설탕이 함유된 음식을 먹지 않으면 안되는 사회문화적 압박이 우리 앞에 너무 많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 17세기에는 1인당 년간 5kg소비하던 것이 요즈음 시대에는 50kg으로 늘어났다는 사실은 간과해 버릴 수 없는 숙명적이고 사회적인 현상이다. 1인당 년간 설탕 소비량이 세계평균 20.4kg이다. 우리나라는 그 수치를 약간 웃도는 21.2kg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가 소비하는 설탕의 양의 2/3이상은 설탕형태로 섭취하는게 아니고, 가공식품 속에 ‘숨겨진 설탕’으로 취하게 된다. 차나 커피에 설탕을 넣지 않는다고 설탕을 덜먹고 있다고 자위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단맛을 피한다고 설탕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침에 자주 먹는 식빵, 콘푸레이크, 버터, 요구르트, 고기, 가공식품 등등 설탕이 들어있지 않는 음식은 거의 없는 상태이다. 때문에 설탕의 소비량의 증가에 따라 치아우식 발생의 증가는 필연적이기 때문에 현대인들에게는 음식을 취하는 한 설탕에 의한 충치의 공격은 피할 수 없는 숙명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어린이들의 충치예

관리자
Copyright @2013 치의신보 Corp. All rights reserved.



주소 :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대한치과의사협회 회관 3층 | 등록번호 : 서울, 아52234 | 등록일자 : 2019.03.25 | 발행인 박태근 | 편집인 이석초 대표전화 : 02-2024-9200 | FAX : 02-468-4653 | 편집국 02-2024-9210 | 광고관리국 02-2024-9290 | Copyright © 치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