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를 예방진료와 구강건강관리위주로 운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 진료대상이 어린이들로 이뤄져 있다. 과거에 비해 소득수준도 증가되고, 자녀수도 1명인 경우가 많아져서인지 엄마·아빠들이 자녀들의 구강건강에 대해 관심을 갖고 신경을 쓰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인터넷 등 각종 언론매체의 영향으로 치과관련 정보들의 상당부분을 미리 알고 치과에 오는 경우도 많고, 치면열구전색이나 불소도포 등의 예방진료를 위해 내원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전치부에만 유치가 겨우 올라온 만 한살이 채 안되는 아기를 데리고 와서 검진을 하고 구강건강관리에 신경을 쓰는 부모님을 뵈면 치과의사인 우리들 보다도 구강건강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아 치과의사로서 반성하는 마음이 들게도 만든다.
이렇게 치과의사를 반성하게 하는 보호자들도 있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엄마·아빠들은 자녀들이 아프다고 하거나 잇몸이 부어야 그때서야 치료를 위해 치과에 데리고 온다. 그러다 보니 어떤 경우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돼서야 처음으로 치과에 오는 어린이들도 볼 수 있는데, 물론 이런 어린이들의 구강상태는 매우 악화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보호자들은 치아우식증이 한참 진행돼서 검게 파일 정도가 돼야 충치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엄마·아빠가 충치가 있다고 해서 치과에 데려오는 경우는 근관치료까지 해야 되는 경우가 많다.
국민구강건강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어린이의 구강건강상태는 해마다 악화되고 있어 구강건강상태가 증진되고 있는 다른 선진국들과는 반대의 현상을 보이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후에는 학교에서 실시하는 구강검진으로 미흡하나마 주기적인 체크가 되고 있다고 하지만 지금과 같이 부모님들의 관심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취학전 어린이들도 치아우식증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그런 방안중에 하나로 어린이들에게 정기적으로 각종 예방접종을 시행하는 것처럼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치과에서의 구강검진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하는 것은 어떨까 한다. 검진시기는 유치열이 완성되는 만3세나 영구치가 맹출하는 시기인 만6세경이 적당할 것 같다.
정부에서는 노인들의 의치나 레진 등의 급여화가 국민들의 민원이 많은 사안이라고 빨리 급여화하려고 하나 이렇게 구강질환이 진행된 이후 치료하는 것 보다는 질환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어린이의 정기 구강검진을 건강보험급여에서 지원하는 것이 국민건강보험의 취지에 더 부합될 것이다. 취학전 어린이 구강검진 제도를 통해 구강질환을 조기 발견해 발견된 질환을 일찍 치료할 수 있도록 하고, 아직 치아우식증에 이환되지 않은 경우에는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적은 비용으로 국민들의 구강건강을 증진시키는데 효과적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취학적 구강검진 같이 취학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구강건강증진 제도를 시행하는데 여러 요인으로 시행에 긴 시간이 소요된다면 우리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 앞장서서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취학전 구강검진 생활화’ 같은 캠페인을 벌여보는 것도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