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묵의 월요칼럼]현대의학의 한계

  • 등록 2004.12.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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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평균수명이 19세기 보다 최근에 와서는 거의 두 배까지 증가하였다. 옛날에는 40~50세였던 것이 지금은 70~80세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얼핏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해서 인간수명이 늘어났다고 의학계에선 생색을 내고 있지만 사실은 의학의 역할은 미미했을 뿐이다. 오히려 개인의 위생수준이 향상되고 영양상태가 옛날보다 개선이 되면서 건강생활양식(health lifestyle)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즉 의학기술에만 의존해오던 건강의 사고방식에서 개인이 실천하는 건강한 생활양식이 더 건강에는 중요하고 효과적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 시작한 것이다.

 

옛날에는 사망의 원인이 대부분 세균감염성 질환이던 것이 요즈음은 스트레스, 오염물질, 영양불균형에 의해서 생기는 질병, 즉 만성퇴행성 질환이나 성인병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인간게놈 프로젝트의 유전자 기능에 대한 연구가 진전되면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해독함으로써 인류의 질병의치료와 예방에 획기적인 변화가 이루어질것이라 술렁대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의학이 발전된다해도 인간의 질병은 피할 수 없는 일이며 또한 완치할 수 없는 질병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질병은 그 질병이 생기고 난 후에 치료하는 것보다는 질병이 생기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최선일 뿐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개개인의 생활을 건강하게 영위하는 건강한 생활양식의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대의학은 질병을 단편적이고 부분적인 분석법으로만 해결하려는 환원주의적(Reductionism)사고 방식에 몰입되어 근시안적 처방을 내리는데만 골몰하여 면역기능이 떨어지고 정상세포가 손상을 입는 것도 돌보지 않고 항생제나 홀몬제 등을 오·남용함으로써 오히려 인체의 방어능력과 면역기능을 떨어뜨려 자연 치유력마저 약화시키는 우를 범하고 있다. 인간은 단순히 세포들의 집합체로 구성된 신체만으로 구성된 것은 아니다.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존재하는 자연의 창조물인 한 생명체이다. 때문에 인간이 ‘병들었다는 것’은 자연과 창조물 사이의 관계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에게 생긴 병든 기관이나 조직만을 대상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의 모든 환경과 사회를 살펴보는 보다 종합적이고 전인적인 접근방식이 부족했다는 모순을 요즈음에 와서야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인간의 온갖 질병과 고통은 자연치유능력에 맞추어 조율하고 복원시키며 인체면역기능 회복능력을 증강 시켜주는 자연적인 접근방식으로 선회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따라서 개개인의 생활양식과 주위환경, 또는 개개인의 성격과 정서적인 상태를 참고하여 치료와 예방에 이용하는 치료법이 요구된다. 인간중심의 진료와 폭넓은 인간의 이해를 바탕으로 인간 전체의 삶의 질을 보존하면서 전인적인 보살핌을 줄 수 있는 의학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무소불위로 여겨왔던 현대의학이 한계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의학이 넓은 관점에서 인간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을 놓치고 오로지 물질론적 관점에 인체만을 취급하는데 급급한 걸음을 걸어 왔기 때문이다. 인간의 오감(五感)으로 관찰할 수 있는 객관적 대상에 대해서만 연구하면서 오늘날까지 과학(의학)은 눈부시게 발전해온 것만은 사실이다. 따라서 인체도 생체기계로 인식하고 기계장치와 마찬가지로 인체를 각 부분별로 나누어 연구하면 인체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인체에 이상이 생겨도 기계처럼 고장난 부분만 찾아 고치면 된다고 생각하며 외과적 수술 기술이 발전하고 장기이식 같은 기술이 발전되었다. 이러한 요소환전주의적 접근은 급성질환이나 외과적 질환에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지만 만성질환이나 심인성(心因性) 질병에는 속수무책이었다. 그래서 건강이란 질병에 걸리지 않은 상태 즉 기계장치가 잘 돌아가고 있는 상태를 건강하다고 보는 소극적인 관점에 도취되어 있었다. 환자가 고통을 호소해도 인체라는 기계장치에 이상이 없다고 진단이 내려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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