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외래를 찾아오는 환자들의 구강상태를 유심히 관찰해보면 그 속에 우리치과의사들의 자화상이 투영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각양각색의 불량한 치과수복물의 전시는 물론 미흡한 위생관리의 탓으로 방치된 열악한 구강상태의 모습을 볼 때면 과연 우리 치과의사들이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자문을 해보게 된다. 사회적으로 명망이 있고 어지간히 자기분야에서 성취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그들의 입 속을 들여다보면 가끔은 경악스럽게도 치과의료 문명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 원시시대의 모습을 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그런데도 아이러닉하게 그들은 다른 건강쪽으로는 예민하게 과잉반응을 보이며, 혈압을 걱정하고 지방간의 콜레스테롤 수치에 연연하며 암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우리주위에서 너무 많이 보게 된다. 그들이 다른 건강에 대해 지극히 관심이 높다면 당연히 구강건강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높아야만 이치에 맞는 일이 아닌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들의 건강은 따로 있는 것이며 치과질환의 건강과는 전혀 관계없이 치아가 없어 씹기가 불편하다든가, 모습이 이상해지는 미용적인 문제만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치과를 찾아가 치료를 하면서도 자기가 어떤 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즉 치과의 병은 질환이 아니며 건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단순한 불편함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치과의사들이 생각하고 있는 구강의 질환개념과 일반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단순한 불편의 개념의 차이에서 생기는 격차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 한국적 치과의료의 가장 급선무의 과제일 것이라 생각된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입 속에 치석이 덕지덕지 붙어 있어도 스케일링 한번 할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고 잇몸에 염증이 있어 이 닦을 때마다 피가 조금씩 나도 크게 걱정을 하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치과들이 만들어 놓은 자업자득의 소산일지도 모른다. 구강위생에 대한 계몽이나 구강질환 예방에 대한 치료의 중요성을 우리 스스로가 버리고 경제적 이윤추구를 위한 수복치료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임프란트 같은 시술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나라 전체인구 비율에서 임프란트를 할 수 있는 가용 인구는 얼마나 될까? 아마 1%를 웃돌지 못할 것이다. 우리 모든 치과의사가 인구의 1%에 미치지 못하는 임프란트 가용환자에 매달려 있다는 느낌을 금할 수가 없다.
우리인구의 성인 90%가 잇몸병과 불결한 구강위생을 지니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외면한 채 우리는 어디를 서성거리고 있는가? 구강위생관리를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면서 Plaque Control을 강조한다. 그런데 Plaque 이전에 치석(Calculus) 해결의 문제가 더 급한 것 같다. 프라그를 강조하기엔 지금 우리 실정에서 사치스러운 구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치과 선진국인 미국의 중산층 시민의 입 속엔 적어도 치석이 덕지덕지 붙은 경우는 보기 드물다. 최소한 치석을 정복한 미국 같은 나라에 Plaque Control이란 말이 어울린다. 미국 국민의 치석을 정복한 위대한 업적은 미국 치과의사 그들만의 공로이며 노력의 결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들의 입 속에 치석만을 없애는 운동만으로도 모든 치과의사가 다 동원되어 쉬지 않고 일해도 수년은 족히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치과 선진국이란 말은 임프란트 같은 고급 시술을 잘할 수 있는 치과의사 숫자가 많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국민의 입 속이 얼마나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가를 가늠하는 것이 그 척도가 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의 구강위생 지표는 얼마나 될까? 확실한 통계자료의 뒷받침은 없지만 분명히 치과 문명시대가 아닌 치과 석기시대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임에 틀림없을 것 같다. 이것은 우리가 얼마나 구강위생이나 예방치료에 미흡 했었나를 보여주는 부끄러운 우리들의 자화상을 보는 것이나 진배없다. 지금 우리들의 치과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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