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치과의료윤리를 강의하면서 처음에는 윤리적인 치과의사가 될 것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윤리적인 치과의사가 될 것을 강조하다 보니 강의 내용도 딱딱해지고 학생들의 강의에 대한 흥미도 감소되었다.
그래서 차라리 딱딱하고 근엄한 분위기를 연상하는 윤리를 강조하느니 차라리 환자에게 사랑받은 좋은 치과의사가 되라고 가르치는 것이 더 쉽게 학생들이 받아들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좋은 치과의사가 되기 위하여 갖추어야 할 덕목과 가치를 생각해보니 좋은 치과의사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좋은 치과의사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위하여 치과의사란 과연 무엇을 추구하는 직업인가를 다시 반추해 보기도 하고, 치과의사를 양성하는 치과대학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추구해야 할 삶의 지표로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가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삶에 있어서 정직함, 인류에 대한 사랑, 사회에 대한 정의감 등 좋은 치과의사가 되기 위하여 추구해야 할 덕목은 많이 있다. 그러나 25년간 치과의사와 치과대학 교수 생횔을 하면서 얻은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좋은 치과의사가 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본인 스스로 행복한 치과의사가 되는 것이다. 필자에게 치과의사를 정의하라고 한다면 치과의사는 국민들에게 행복을 나누어 주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맛있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행복, 환하게 웃을 수 있는 행복,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행복 등 인간이 추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복을 나누어 주는 것이 우리 치과의사들의 기본적인 목표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행복을 나누어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치과의사들 스스로가 행복해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치과의사로서 하루하루의 삶이 짜증나고 불행하다면 어떻게 아파서 찾아오는 자신의 환자들에게 따뜻한 미소와 다정한 말을 건넬 수 있겠는가? 진정으로 환자를 위하는 훌륭한 치과의사가 되기 위하여 무엇보다도 먼저 스스로 행복한 치과의사가 되어야 한다. 행복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행복해지는 길은 간단할 수 있습니다. 필자가 발견한 가장 쉬운 방법은 매일 한편의 시를 읽는 방법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필자는 치과의료윤리학과 예방치과학 강의시간 전에 학생들과 함께 시를 한편 읽고 있다. 시를 읽는 것도 행복하지만 낭독하기 위한 시를 찾는 과정 역시 행복하다. 시는 읽는 사람에게 분노를 야기하여 사회를 변혁시키는 강력한 도구로 사용될 수도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하고 평화스럽게 하기도 하는 평화의 도구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딱딱한 윤리 이론보다도 한편의 감동적인 시가 보다 훌륭한 윤리적인 치과의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윤리적인 치과의사 아니 그보다도 더 중요한 행복한 치과의사를 양성하기 위하여 새해 한국의 모든 치과대학 강의는 한편의 시 낭독으로 시작할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