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김민영]나는 치의사입니다

  • 등록 2005.02.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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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사는 의사가 아닙니다. 의료인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치의사는 의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치의사 스스로도 의사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사에는 여러 의사가 있습니다. 내과의사, 소아과의사, 정형외과의사, 일반외과의사 등 전공분야 이름을 붙여 XX과의사라고 부릅니다. 치의사의 현재까지의 호칭은 치과의사입니다. 치과에서의 ‘과’자와 내과의사에서의 ‘과’자는 한자에서는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한자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물론 한자를 알고 있는 사람들조차도 같은 것으로 인식합니다. 치의사가 치과의사로 불리기 때문에 일반사람들이 치의사를 의사로 알고 있습니다.


치의사가 의사입니까? 일반적으로 의사라고 하면 의사로서의 기본적인 진료는 할 수 있어야 합니다. mouth mirror와 탐침이 치의사에게 필수품이듯이 의사에게는 청진기가 필수품입니다. 그런데 치의사과정 중에 청진기 사용법이 있습니까? 지금은 배우는지 잘 모르지만 저는 배운 적이 없습니다. 가장 흔한 질환인 감기에 대해 배운 적이 있습니까? 저는 배운 적이 없습니다. 응급처치에 대한 것은 어떤가요? 여행 중에 갑자기 쓰러진 환자를 다룰 수 있는 지식을 우리 치의사들은 배운 적이 있습니까? 어깨 너머로 들은 것은 있지만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습니다. 산모의 출산을 도울 능력이 치의사에게 있습니까? 의사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치의사는 의사와 달리 배운 바도 없고 잘 알고 있지도 않습니다. 단지 일부 치의사 분야의 수련과정에서 추가로 배울 뿐입니다. 치의사 전체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의사가 치의사입니까? 의사가 치의사라면 치의사가 없을 때 의사가 치의사를 어느 정도는 대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치통으로 고생하는 환자에게 진통제를 처방할 수는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근본적 치료인 치수개방을 하지는 못합니다. 의과대학에서 치의학에 대해 얼마나 가르칩니까? 치의사에게 익숙한 handpiece를 의사가 다룰 수 있습니까? 다루기는커녕 그들에게는 생소할 것입니다.


치의사나 의사나 사람을 치료하는 의료인입니다. 그래서 배우는데 중복되는 것이 많습니다. 기초의학이 그런 부분입니다. 치의사와 의사가 같다면 굳이 대학을 분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같은 부분 보다는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별도로 교육시키는 것입니다.
우리 직업이 치과의사로 호칭됨으로써 의사의 일부로 보여집니다. 대학이름이 의과대학 ‘치과’대학이라 해 치과의사라고 부른다고 주장한다면 치과대학의 칭호는 치과의과대학이여야 합니다. 의학과, 의예과에서 의사로 하는 것처럼 치의학과, 치의예과에서 치의사로 해야 합니다. 한의사나 수의사가 한의과대학 수의과대학 출신이지만, 한과의사 수의과의사라 부르지 않습니다. 유독 치과대학 출신만을 치과의사라 칭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나의 이름을 잘못 부르면 기분이 썩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치의사들은 그들의 직업명이 치과의사로 잘못 불려짐에도 잘못됐다는 의식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애석한 일입니다. 호칭이 우리의 수입과 별 관계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 직업의 존재가치와 관계가 있습니다. 우리는 의사와 다른 독립된 직업인입니다. 치의사가 의사를 대신할 수 없는 것 같이 의사도 치의사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치의사로서 직업에 대한 자존심이 그다지도 없다는 말입니까? 간호사들은 직업적 자존심을 위해 그들의 호칭을 간호원에서 간호사로 바꾸었습니다. 치과의사를 치의사로 바꾸는 것은 잘못된 호칭을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치과의사라는 칭호는 ‘치의사"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마침 내달에 대의원 총회가 열립니다. 이번 대의원총회에서 우리의 호칭에 대한 문제가 다뤄졌으면 합니다.
※ 이 칼럼은 치의신보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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