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묵 월요칼럼]의사도 인간이다!

  • 등록 2005.03.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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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神)앞에 엄숙히 선서한다.”


의업에 충성을 다하며 동업자에 대해 공명정대할 것과 나의 생활과 진료가 공정하고 정직할 것을.. . 나는 나의 의학적 지식과 판단을 환자를 돕기 위한 목적이외의 부정하거나 악한 목적에는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을 선서한다. 진료와 그 밖의 업무상으로 알게 된 환자의 비밀을 지킬 것을 선서한다. 만약 이 선서를 지킨다면 의업과 생활에 있어 번영과 명예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선서를 지키지 않는다면 정반대의 보복을 받을 것이다.”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중에서)


2000년 전에 선포한 선언적 윤리인데도 지금 우리들이 한번쯤 다시 읽고 되새겨 볼만한 가치가 있는 내용이라 생각이 된다.


시대의 변화를 불문하고 언제나 지켜야할 의료인의 의무와 사명이 그 속에 진솔하게 들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선언적 윤리관을 실제로 현실에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다. 윤리라는 것이 어떤 고정된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회적인 상식과 규제 속에서 선과 악의 인식에 대한 역학관계를 윤리라는 기준의 가치로 풀어나가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의사 자신들이 완벽한 윤리관으로 무장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성립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윤리관으로 완벽하게 무장된 ‘좋은 의사’는 과연 있을까? 좋은 의사는 믿을만한 의사이고 믿을만한 의사는 자기 수양이 된 의사를 뜻한다. 즉 신뢰성과 자기 수양만이 의사의 덕목이 되어야 한다.


믿을만한 의사는 철저하고 자기 규율에 충실해야 하며 자기 자신의 부족을 인정할줄 아는 의사를 말한다. 의사가 되는 일(physicianhood)은 어떤 전문적 기능과 지위에 관련된 의무와 행동 자격과 한계를 부여받아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의사는 습득한 특별한 지식으로 인해 환자의 신뢰를 받는 동시에 사회로부터 일정한 권력을 부여받았으며 이로 인해 그에 상응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만약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할 경우엔 도덕적, 법적, 책임을 묻게 된다.
의사는 의사이기 전에 한 인간이며 병을 앓고 있는 환자와 마찬가지로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자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의사란 직업자체가 실로 두려운 직업이다. 인간의 생명을 치료하고 그 치료하는 방법에 따라 인간의 생명을 빼앗을 수도 있고 반대로 인간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으므로 그로 인해 신적 존재로 극대화되어 미화되어지거나 포장되어 지기도 한다. 또한 의사에게는 항상 직업적 고독감이 따라 다닌다. 의사들은 실제로 자기가 보통사람처럼 나약한 존재임을 알면서도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그 사실을 순간순간 부정하고 싶은 유혹 속에서 매일매일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자기만은 완전무결한 건강한 인간이라는 착각속에 빠져 있는 게 아닐까?


이러한 유혹이나 착각 속에 살아가는 의사는 환자들의 고통이나 인간성에 대해 소원해지고 환자를 인격적으로 대하거나 동정하는 마음을 가지지 못한다.
항상 자기자신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신적 존재로 떠받들어지고 싶은 유혹을 버리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사실 인간은 모두 병자이다. 따라서 의사도 병자이다. 즉, 환자를 치료하는 병자라는 뜻이다. 모든 인간에게 존재하는 병인 성(앓는자,약한자)을 인식하고 수용하는 것이 의사로써 바람직한 자세이며 앓는자에 대한 건전한 의료자세가 생겨 날 수가 있다.


질병은 선지식 (善知識)이다. 의사자신이 병을 앓아보고 질병을 체험해 본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즉, 환자의 입장이 되어 환자의 입장에서 본다는 사실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현대 의료에서 눈에 띄게 기술적 발전을 해왔지만 그러한 고도의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면서 환자의 입장에 서서 의료의 기능에 대해 생각해 보려는 노력은 거의 없었다.


예를 들어 의사 연수교육 같은 것에도 의학적 지식의 효과적인 전달을 위한 방법은 혈안이 돼 가르치지만 그 지식이 어떻게 환자의 인격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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