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묵 월요칼럼]의사의 권위 1

2005.04.04 00:00:00

의사와 환자는 항상 ‘질병’이란 어떤 특수상황을 가운데 두고 맺어지는 관계이다. 그 질병을 치료해야하는 의사는 당연히 전문적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힘과 권력 그리고 권위가 형성되기 마련이다.


치료과정에서 전문인으로서 의학적 권위는 필수적인 사회적, 문화적 권위로 인정되고 있는 부분이다. 의사들이 사회적 지위와 권력이 부여되는 대신에 그에 따르는 투철한 소명감이나 봉사정신, 자율적인 행동의 한계 및 누구에게나 공평한 의료를 제공해야 한다는 규범같은 많은 제한과 덕목이 요구되기도 한다. 의학의 존엄성과 육체를 체계적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규율이 엄할수록 의사들의 권력은 커질 수 밖에 없다.
푸코(Foucaut)는 “육체에 가해지는 규율이 권력의 본질이며 육체의 욕망을 관리하고 조정하는 것이 바로 권력의 출발점이다”고 했다.


현대의술이 눈부시게 발달되었다고 뽐내고 있는 즈음에 모순되게도 의사들의 불친절함이니 지나친 권위주위적 태도에 대한  불만과 비판의 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사실은 아이러닉하기도 하다.
의사는 환자에 대해 수탁적 책임(fiduciary reponsibilty)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근원적으로 환자보다 우위에 놓여 있기 마련이며 환자와 의사의 관계가 딱히 대칭적인 위치에 있기는 어려운 일이다. 의사가 수탁받은 책임을 완벽하게 처리해 내기엔 의학의 한계성과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
현대의학이 감수해야하는 불확실성에 대해 환자와 의사가 공감을 못하면 혼돈과 오해가 발생하여 불만과 실망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기에, 과학적으로 무장이 잘된 의술에 대한 막연한 맹신과 지나친 상업화에 편승된 과장된 치유능력에 대한 인식 등이 의사의 권위를 떨어지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현대 정보사회에서 국민들도 손쉽게 의학정보를 접할 수 있는 의사들만이 자기의 전문성에 대한 정보의 독점을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면 오히려 권위가 쉽게 붕괴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의사들은  의료행위에 대한 질적 관리에 실패함으로써 스스로 권위를 형성해 나가는 사회적 과정에서 본질적으로 취약했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도 의사들은 항상 허구적인 권위주위에 빠져 안일한 일상에 안주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과 대중으로부터 극단적으로 폄훼(貶毁)되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의사 스스로만 아무리 높은 직업적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해도 사회에서 보는 시각이 이기적인 집단으로 비춰지는 것은 바로 전문적 직업의식의 취약성이 있기 때문이다.
의사가 가장 권위있고 우월성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중요한 특성은 자율성(autonomy)을 갖고 있어야 한다. 즉, 다른 사람의 일에 대해선 조정하고 평가 할 수 있지만 반면 다른 사람에 의해서 조정되거나 평가되지 않을 수 있는 권위를 가지고 있는 자율성을 말한다.


요즈음 사회에서 인간관계에 있어서 카리스마나 전통적 권위의식은 점차 쇠퇴되어가고 인간이나 집단의 관계가 합리성을 찾아가는 방향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따라서 의사와 환자의 관계도 기계적이도 대등적 관계로 변모해 가고 있다.
아직도 의사들은 이러한 변화에 쉽게 적응 못하고 옛날 생각만 하고 있기 때문에 진료실에서 사소한 말다툼이 빈번해지고 의사들의 의견이 사회적으로 호응을 받지 못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정보의 홍수 시대에 의사만이 다 잘 안다고 뽑 낼 시대가 아니며 정보의 독점이나 카리스마적 지위도 더이상 누릴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의사들은 이제 사회적 행동양식의 변화를 스스로 모색해야할 때가 온 것이다. 일방적인 독점이나 위압이 아닌 인간적 환자와 의사의 관계를 통한 ‘합리적인 권위’를 쌓아야 한다.
의사들은 가장 존경하고 소중한 존재로 여겨 줘야할 환자나 국민들에게 신뢰구축에 실패했다하는 것은 의사들의 사회적 적응력의 부족에 있는 것이다.


물론 정치·사회적 배경의 외부적 요인도 있었겠지만 의사 자신들의 내부적 노력의 함양이 매우 중요하다. 그 함양의 책임을 결국 의학 교육적 문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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