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묵 월요칼럼]의사의 권위 3

2005.04.18 00:00:00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의사란 직업이 사회적으로 존경 받는 위치와는 거리가 먼 비천한 직업으로 여겨져 왔었다. 그런 인식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같은 현상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동의보감의 저자인 허준의 일대기를 보면 전의가 되기 전까지는 노예계급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었다. 그 당시는 의료에 종사하는 일은 전망은 없었고 실제 노동자 계급보다 수입면에서도 월등히 낮은 실정이었다. 요즈음에 와서 사람들이 보다 좋은 건강과 복지를 찾게 되며서 의사들의 지위도 높아지고 존경을 받으며 또한 세력과 권위가 막강해지는 위치로 바뀌어 지기 시작한 것이다.
의사라는 전문직 자체가 남다른 설득력을 가지게 되고 권위자임을 자처해도 모두가 믿고 따르게 마련이며, 의사에 대한 신뢰의 바탕으로부터 특권을 향유하게 된 셈이다. 따라서 의사들은 대중의 건강 증진에 노력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권력을 배양하고 자율성을 보장 받으면서 권위와 경제적인 여유와 정치적인 힘을 구축해 온 특이한 집단으로 사회 속에서 군림하고 있다.


현대의학은 전문지식과 기술 그리고 규범들이 조화롭게 잘 어우러진 정교하고 이성적인 조직체계임에 틀림없다. 물론 현대의술이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구제하는데 상당한 성공을 거둔 업적에 대한 보상인 셈이다. 때문에 의사들에게 권력과 권위가 주어지는데는 아무런 저항이 있을 수가 없다. 물론 그런 권력과 권위에 대한 근거는 합리적인 사고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부분도 많이 있다. 다소 맹목적인 경향도 없지는 않다.


의사의 권위가 실추되거나 판단이 완전하지 못했다고 생각되는 경우엔 도덕성과 책임성에 대한 준엄한 책망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의사들이 지금의 위치로 만들기까지는 많은 시련과 노력이 자기조직 안에서 이루어진 결과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의료전문직의 권위를 수립하기 위하여 우선 표준화된 교육에 의한 남다른 지식의 함양과 자격 검정에 대한 면허제도를 통해서 일정 수준의 자격을 갖추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었고 의료시장을 형성하기 위하여 다양한 조직적 계층과 연대 및 장악을 하여 보건의료를 상품화 시킨 성과는 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적 변화라 할 수 있다.


의료의 상품화는 일반 시장원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한 차원 높은 행동규범을 설립하여 의사 자신들이 정해 놓은 규범에 따라 시행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의사들이 권위가 신장됨에 따라 의료시장은 활성화되기도 하고 침체되기도 하는 이중적인 성격을 보인다. 의사들의 문화적 권위가 높아지면서 전문적 서비스 영역으로 분할시키며 (전문의 : specialist) 수요를 늘리고 공급을 조절하는 시장원리를 적용함으로써 보다 높은 권위와 보상을 얻게 만들기도 했다.


일반 시장이론은 소비자(환자)가 선택에 대한 주권을 가지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의학시장에서 사뭇 다른 점이 있다. 의사들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믿음)가 기본 구매자의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자유시장원리인 구매자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으며 구매자는 의존하고 선택 받아지길 바라는 시장 원리가 된다.


사회가 의사의 권위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이유는 사람이 생활하는데 의학의 실존이나 가치가 얼마나 정당하고 진실한가를 판가름한 후에 내려준 결정이기 때문에 일종의 문화적 혁명이며 또한 문화적 권위(cultural authority)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의사들은 때로는 문화적 권위를 넘어선 사회적 권위에 매료 되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사회적 권위란 어떤 명령을 통해서 행동을 통제하려는 권위를 말한다.) 예를 들어 의사들이 간호사나 진료보조인력 또는 의료종사자들에게 그들의 행동을 규제하고 간섭하려는 본능적인 권위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환자들에게 치료행위를 하는 과정에서는 무심결에 주종관계를 내세우는 사회적 권위가 발동되는 경우는 매우 허다하다. 권위란 믿음과 복종을 강요할 수 있는 일정한 신분,자질,자격을 가졌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의사의 권위가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들의 지식과 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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