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김홍석]사실과 진실

2005.07.25 00:00:00

 


사람들은 이야기를 듣거나 글을 볼 때 자기에게 필요하거나 관심 있는 것에 집중하는 버릇이 있다. 그러다 보면 이야기를 하거나 글을 쓴 이가 주장하려고 하는 본 뜻을 간과해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손가락으로 무엇인가를 가리키는 것은 가리키는 대상에 관심을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다. 가리키는 대상을 바라보지 않으면서 가리키는 손가락과 손가락질하는 사람의 태도나 자세에 대해서만 말들을 한다면 올바른 대화나 정확한 정보의 전달은 어려울 것이다. 대개의 경우 인신공격이 되고 개인 간의 싸움이 되곤 한다.


얼마전 치의사라고 자처하는 한 분이 대중적인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었었다. 많은 네티즌들은 치의사라는 직업인을 비난하였으며, 그런 비난은 치의사들에게 깊은 상처를 가져다 주었다. 치의사들은 글 자체보다는 그 글을 보도한 방송사의 보도내용에 의해 상처를 입었다고 할 수 있다. 방송사는 사실에 입각한 보도였다고 해명을 하였지만 사안에 대한 방송인들의 해석 수준과 인식을 보면서 연민과 애석함을 금할 수 없다.


방송보도가 나간 후 우리 치의사들의 흥분은 대단하였던 것 같다. 그런데 얼마나 많은 치의사들이 문제가 된 글을 읽어보았는지 의문스럽다. 왜냐하면 문제의 글을 읽어 보았다면 흥분의 방향이 글쓴이에게만 집중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의의 단초는 글을 쓴 이가 제공하였지만 물의를 일으킨 진원지는 네티즌들의 반응과 그 반응 만을 사실이라고 보도한 방송사이었기 때문이다. 비난의 직접적 당사자가 된 치의사들은 일반 네티즌들과 조금은 다른 반응과 흥분을 하여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바람이 있다.


소설가 이 모씨는 네티즌과 토론을 하다 스스로 포기한 적이 있다. 글을 쓰는 것을 직업으로 가진 소설가가 포기를 하였다면 무엇인가 특별한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예전 의약분업 때 네티즌들의 글들을 생각해 보면 소설가가 포기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문제가 된 글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의약분업 때보다는 조금은 발전적이고 호의적이었지만 여전하였다고 생각된다. 네티즌들이 문제를 삼았던 글의 부분들은 손가락이 가리키는 대상이 아닌 손가락 자체였으며, 네티즌들이 비난을 하였던 것은 손가락질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런 네티즌들의 모습은 분명 인터넷 사이트에서 실제 있었던 사실이었으며 그것만을 보도한 방송사는 사실에 입각한 보도이었음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방송사의 보도는 사안 전체를 볼 때 일부분에서 만의 사실이었을 뿐 진실은 아니었다.

 


치의사가 전문적 지식과 행위로 보수를 받는 전문인이라는 견지에서 일근관의 신경치료와 크라운 한 개의 보수가 같아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싶다. 정당한 보수를 받지 못하고 홀대 받는 현실에서 왜곡되어 갈 수밖에 없는 지금의 진료행태를 고발한 글이 아닌가 싶다. 짧은 연륜에서 오는 적절하지 못한 예들과 정확하지 못한 논거도 있었지만 글을 쓴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제도권 내에서 비교적 정당한 보수를 받는 시절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비록 불가능해 보이지만….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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