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김미자/포크라테스의 후예들이여…

2005.08.01 00:00:00

“Back to Hippokrates”


“의사는 의료 자본가가 아닌 의료 전문가로서 명예를 생각하는 윤리적 이상을 추구한다.”
최근 우리 의학계에서도 의과대학의 공부과정에 인문학을 보강하는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이는 의학의 진정성에 대한 현대의학의 반성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의학을 인간학으로 인식한 히포크라테스 사유의 혁명성을 오늘날 재검토하여 보자.


현대사회의 한 특징을 단면적으로 나타내는 용어로써, ‘위험사회’(Risikogesellschaft)라는 개념은 Beck의 저서에서 비롯된다. 독일의 사회학자인 그는 현대산업사회의 발달 배후에 도사리고 있는 문제점, 즉 주로 환경과 관련하여 원자력, 화학, 생태학 및 유전공학적 발전이 내포한 인간생존의 파괴 가능성이 존재하는 사회로써 현대사회를 위험사회라고 규정하였다.


흔히, 이 시대의 10∼20대의 사상적 특징을 세계적으로 ME-ism, 우리나라에서는 NA-ism이라고 명명하면서 1)부모, 형제, 친구, 이웃과는 거리를 두는 강한 이기심 2)개인 과신, 전체 무시 3)사회·국가를 개인의 단순한 집합체로 보며, 유기적인 통합체로 보지 않음 4) 물질적 정신적 자기 총족 추구, 그것에 저항을 주는 기성가치에 반동한다.


또한, 유비쿼터스(Ubiquitous : 시공을 초월하여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시대로 사용자가 네트워크나 컴퓨터를 의식하지 않고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통신 환경을 가진 시대이다. 문명발달, 이기심의 심화와 더불어 언제 어디서나 ‘위험’이 높아진 시대에 우리의 정신적, 육체적 위험의 심화는 질병발생의 주요한 요인임을 간과할 수 없고 질병을 치료하는 의료인의 역할이 보다 더 증대되어 간다. 우리는 히포크라테스를 서슴없이 의학의 아버지로 논한다. 히포크라테스의 의술은 오래 전에 퇴색(?)했어도 그의 사유가 의심받은 적은 없다. 그는 병을 앓는 환자는 물론 그를 둘러싼 자연 환경과 인문 환경과의 상호작용까지 고려하여 이것들을 동시에 고려하지 않고서는 인간 존재의 참모습을 파악할 수 없다고 본 ‘인문의학자’였다.


히포크라테스 사유의 특징은 1) 합리주의 정신 : 당시만 해도 질병을 신의 분노로 야기된 징벌로 보는 신비주의적 경향이 주류였다. 그는 주술적, 마술적 의술을 거부하고 자연적 원인을 찾아 치료했다. 그의 합리주의는 신비주의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무신론적 합리주의가 아니라, 합리적인 치료를 기도와 결합시키기도 했다. 현대의학의 합리주의가 이성과 종교를 칼로 자르듯 대하는 것에 비해 유연하고 탄력적이다.


2) 자연의학 사상 : 그는 절개하거나 불로 지지는 소작(燒炸) 등의 기존 치료법보다 섭생(攝生)을 중시했다. 고대 동양의학이 약과 침보다 앞서 양생을 중시한 것과 같다. 즉, 질병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와 운동 등 일상생활 전체에 대한 관리라고 본 것이다. 수술은 최후의 수단이었고 약물은 좀체 사용하지 않았으며 이는 그의 ‘자연’에 대한 개념에서 연유하고, 자연을 의학적 차원에서 인간의 본성(human nature)으로 이해했다. 인간은 본래 건강하게 태어난다고 전제하고,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는 스스로 유지·보호·강화하려는 경향 - 생명체 스스로의 힘이 바로, ‘생명력’이다. 인체는 생명활동을 손상시키거나 생명력을 약화시키는 반생명적 조건에 본능적으로 대항하는 것이 ‘자연치유력’이다. 히포크라테스 학파에서 ‘자연’과 ‘건강’은 동의어였다. ‘의사’(physician)라는 단어의 어원이 자연(physis)에서 나왔다. 의사의 역할은 자연을 돕는 것이었다. 이 점을 현대의학이 계승하고 있을까? 그 반대 방향으로 발전해온 게 현대의학, 현대 의료산업이 아닐까? 생명력을 부정하고 죽여서, 의료행위와 의약품을 파는 시스템으로 변질돼 가고 있는 현대의학에 대한 반성은 ‘Back to Hippokrates’ 라는 구호를 되새기게 한다.


3) 인도주의 정신: “훌륭한 의사는 이익보다 명예를 추구한다”는 신념으로 히포크라테스는 가문의 전통으로 비전(秘傳)되던 의술을 가

관리자
Copyright @2013 치의신보 Corp. All rights reserved.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대한치과의사협회 회관 3층 | 등록번호 : 서울,아52234 | 등록일자 : 2019.03.25 | 발행인 박태근 | 편집인 이석초 | 대표전화 02-2024-9200 FAX 02-468-4653 | 편집국 02-2024-9210 광고관리국 02-2024-9290 Copyright © 치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