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의 원장 이야기 치과역사(48]광복 후 경성치과의학전문학교와 나기라 다쓰미(柳樂達見)

2005.08.11 00:00:00

1945년 8월15일 정오 중대발표가 있는 날이었다. 나기라 다쓰미(柳樂達見)는 천황폐하의 전쟁 종결 조서를 라디오를 통해서 일동 기립하여 경청했다. 오후 3시경부터 시내는 시끄럽고 불안한 상황에 빠지게 되었다. 22∼23일경 우선 첫 번째로 경성제국대학이 학생들에게 점거, 교수들은 학교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대학병원도 마찬가지로 폐쇄상태였다. 그 외에 관립전문학교, 사립전문학교도 역시 학생들에게 점거되어, 한명의 직원도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단지 경성치과의학전문학교만이 학생 진입도 없고 조용했다. 이것은 나기라 다쓰미가 사리사욕 없이 조선에서 유일한 치과교육기관을 만들어 일본인과 한국인 남녀 공학 학교를 세우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것을 학생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8월16일부터 모든 학교가 휴교상태였다. 그러나 경성치과의학전문학교의 직원은 매일 나와 오후 5시경까지 근무하고 있었고, 나기라 다쓰미는 치과의학전문학교 학생 여러 명을 교장실로 불렀다.
“대학병원을 폐쇄하고 있는 것은 인도(人道) 문제다. 환자를 그대로 두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하면서 대학에 관련된 학생들 중에서 영향력이 있는 학생을 데리고 오라고 하자 학생 몇 명이 왔다. “자네들은 어찌하여 합리적이지 못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언젠가 패전의 결과로 대학교수들도 일본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러면 조선인 조교수와 함께 의학의 진흥을 꾀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이라도 교수를 대학에 등교하게 하고 장래 의학에 관해 충분히 가르침을 받는 것이 자네들에게 득이 아닌가?”라고 약 한시간 반 정도 설득하여 적어도 병원만이라도 즉시 개원하여 진료에 종사할 수 있도록 이야기했다. 학생들도 나의 의견에는 무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다음날부터 대학병원을 개원하고 의학부 교수들도 각 교수실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전문학교 또는 사립학교 직원들은 학교 학생에게 맞는 사건도 일어나는 상태였다.


나기라 다쓰미는 미국 치과의학에 관해서 상당한 이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교직원에게도 그 취지를 매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11월경 어느 졸업생이 와서 “일본인 선생은 전부 송환되는 것 같다”는 정보를 주었다. 그 시기 경성에 주재하던 일본인의 반은 이미 귀국을 하였기 때문에 나기라 다쓰미도 결국 귀국할 것을 결심했다. 교직원 전부를 교장실로 모으고 우리 모두는 일본에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경성치과의학전문학교 경영문제에 있어서 제일 우선적으로 결정해야 할 것이 교장, 교수, 재단이사 선임이었다.


“미국식으로 이른 바 민주주의 투표에 의해 여러분들이 결정하면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고심하며 여기까지 해왔고 부모의 재산을 아이에게 양도하는 맘과 같다. 괜찮다면 나기라 다쓰미(柳樂達見)는 교장, 교수, 조교수, 재단이사, 감사를 임명하고 싶으니, 모두의 의견은 어떤지, 솔직히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말해 달라.”고 했다.


일동은 교장선생님이 지명하면 아주 좋겠다고 일임했다. 그래서 교장에 박명진 교수와 이사, 감사도 지명하니 모두 좋은 마음으로 승인해주었다. 이것은 나기라 다쓰미에게도 아주 기쁜 일이었다.
나기라 다쓰미와 일본인 교수, 조교수, 직원, 가족 모두 11월 15∼16일경 용산역을 출발하게 되었다. 그들은 출발 전날까지 학교에 출근했다. 식산은행 차입금도 대부분 해마다 지불하고 있었고 잔금은 약 9천500원 정도였다. 학교 교직원 사환에게 취직연수에 따라 규정의 퇴직금을 급여했는데, 당시 학교 예금은 9만 여원이었다.


당일은 교수회의가 있었다. 때문에 용산역에 선생을 대신하여 학생이 10명 정도 배웅하러 왔다. 그 당시 학생들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나 서로의 건강과 발전을 기원하며 헤어졌다. 이처럼 학교직원이 귀국할 때 역까지 학생이 배웅한 예도 없었다. 이것은 얼마나 교장, 직원, 생도 사이가 친밀했는지를 증명해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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