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칼럼/양영태]어느새 송년문턱 10월에…

2005.10.03 00:00:00

어느덧 2005년이 말미를 향해 떠밀려간다. 유난히도 길기만하고 지겨웠던 대한민국의 2005년은 온통 친북좌파들의 소요가 그치지 않았던 해였다.


벌써 10월이라니 세월은 빠르고 덧없다는 옛말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할일 없이 바쁘기만 했던 2005년의 연말연시가 우리 앞에 우뚝 다가서고 있다. 연말이 되면 의레히 개인이건, 직장이건 모두 바빠진다. 10월 중순쯤이면 떨어져있던 가족, 보고팠던 사람들, 동창생 친구들, 직장동료, 이래저래 아는 사람들로부터 해가가기 전에 한번 만나자고 연락을 취하고, 또 연락도 받는다.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며 어떤 일이 주변에 일어났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온통 궁금증의 증폭이다. 그래서 “한번 만나자”, “한잔하며 얼굴이나 보자”는 등의 친목모임이 왁자지껄 계획되고, 11월부터 밤마다 열리게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한해를 돌아보며 성취감에 도취되어 술 한잔을 지인들과 기울이며 가슴을 쭉 펴고 큰소리로 “나는 참 노력한 한해였어! 그 결실도 좋아 이렇게 즐겁게 한잔 들고 있어!”라고 하는 남부럽지 않은 당당한 이도 있는 반면에 “2005년은 죽으라 죽으라한 한 해였어,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고 어설프고 불쾌한 한해였어!”라고 불만 섞인 말을 내뱉으면서 소주한잔에 좌절의 덫을 털어 보내려는 사람들도 있다. 연말에 벌어지는 이 술 파티는 희망의 메시지를 포효하는 성공한 사람과 절망의 표현으로 흐느끼는 좌절한 사람 모두에게 내년은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그리고 꼭 내년은 오늘보다 더욱 아니면 조금이라도 행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망년에 임하게 된다. 좌절감을 떨쳐버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 자연의 법칙인 엄숙한 송년 앞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그토록 자신들이 고통스러워했던 지난 한 해 동안 왜 ‘스트레스’에 찌들으며 힘들게 살아왔는가에 대한 깊은 근원적인 성찰을 하지는 않고 자기에게 편한 여러 가지 모임에 의레히 그러나보다 하고 휩쓸려 ‘술 한잔’에 순간의 고통을 날려 보내려하는 사람들도 꽤나 있다. 송년 앞에서 진정한 자아를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망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괴로웠던 일은 다 잊어버리고 싶다’는 시어(詩語)를 남기면서 내년으로 자신의 삶을 바꿔가는 작업을 벌릴 태세를 갖추기도 한다.


진정한 개인의 연말연시는 있어도 진정한 공동체사회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려하는 것이 인간의 이기적인 속성이다. 큰 공동체인 우리의 국가가 2005년은 어떠했던가? 온통 정치꾼들의 장난에 휘둘리고, 휘청거렸으며 고통스러웠던 시간들은 누구보다 순수한 국민들의 아픔으로 돌아왔을 뿐이다. 우리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넘보는 못된 무리들의 간교한 소요가 벌어지는 조국의 들녘을 바라보면서 애국시민들의 한숨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것을 자주 느낀다. 정치한다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온통 나라를 시끌벅적하게 만들어 놓고 국민들의 마음을 복잡하게 들쑤셔 놓으면서 짜증 섞인 메아리만을 온 산하에 뿌리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렇다. 정치인이란 직업은 국민을 평안하게 해주어야 하는 직업이다. 나라를 잘 다스린다는 것은 곧 국민들의 삶을 평안하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이 나라에는 정치인들 때문에 국민들이 하루가 평안할 날이 없었다. 되지도 않는 헛소리를 하며 국민들을 속이고, 금방 경제가 잘 될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그래서 이제 국민들은 정치인이라고 하면 염증을 내기 시작했다. 민초들에게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제일 싫으냐고 물으면 서슴지 않고 ‘정치하는 사람들’이라고 확실하게 대답한다.


우리사회는 연말에 나타나는 연말증후군이 소용돌이친다. 그것은 좌절을 털고 내일의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미래증후군과 내년에는 더욱더 힘들어지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하고 번뇌하는 좌절증후군이 곧 그것이다. 아무리 연말증후군이 희망과 좌절의 로망을 그리고 있을지라도 우리는 온통 희망의 용솟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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