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지방 국립치대 독립 힘 모으자/최재갑

2005.11.21 00:00:00


최재갑 <본지 집필위원>


치과전문의제도가 처음 실시된 2004년도의 각 치과대학별 인턴정원 배정 현황을 보면 지방 국립치과대학(치과진료처)에 배정된 정원이 수도권의 사립치과대학(치과병원)에 비해 상당히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오게 된 연유는 인턴정원을 정하는 과정에서 전년도에 선발한 인턴의 수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전년도에 인턴을 많이 선발한 대학에 인턴정원을 많이 배정했다는 것이다.


이런 기준은 얼핏 타당해보이나, 각 대학이 처한 상황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즉, 종래에 필요한 수만큼의 인턴을 자율적으로 선발해온 치과대학과 인턴선발에 관한 권한을 전혀 가지지 못했던 치과대학 간에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4개 지방 국립치과대학(경북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의 경우에는 독립적인 치과병원이 없고 아직도 의대병원에 예속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인턴선발 뿐만 아니라 인사와 예산집행의 모든 권한이 의대교수인 병원장에게 있다. 따라서 지방 국립치과대학의 경우에는 인턴정원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서는 의대 병원장을 상대로 갖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하였으며, 치과를 대표하는 치과진료처장이 본인의 임기 중에 인턴정원을 한 사람이라도 늘리면 그것은 그 사람의 큰 업적으로 간주될 정도이었다.


아직도 많은 지방 국립대 의대 교수들은 치과(치과진료처)를 소아과, 산부인과, 피부과와 같은 수준에 있는 한 개의 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치과에 대한 예산과 인력의 배정에 있어서 매우 인색할 뿐만 아니라 치과에 대한 투자사업은 의대측의 필요한 사업에 뒤져서 항상 가장 후순위로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 있었기 때문에 지방 국립치과대학(치과진료처)이 자율적인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타 국립치과대학이나 사립치과대학에 비해 기존의 인턴수가 적을 수밖에 없었다.


전문의제도시행위원회에서 만든 인턴정원배정기준은 이러한 상황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반드시 재검토되고 만약 문제가 있으면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지방 국립치과대학이 처해 있는 이러한 상황을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18명으로 구성된 전문의제도시행위원회 위원 중에 이러한 문제점을 아무도 제기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 치과계도 이제껏 의사결정이 너무 수도권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는지 반성해볼 일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11개의 치과대학중에 4개의 치과대학에 독립적인 치과병원이 없다는 것은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그 4개의 치과대학이 우리나라 국토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영호남의 중심 도시에서 각 지방의 거점 대학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것은 매우 중차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해당 지방 국립치과대학도 스스로 반성해야 할 점이 있다고 본다. 지방 국립치과대학의 어려운 사정을 전체 치과계에 널리 알려서 도움을 청하는 노력이 부족하지나 않았는지, 혹은 그 동안 너무 오랜 세월이 흘러 스스로 독립하려는 의지가 약해진 것은 아닌지, 아니면 아무리 외쳐도 메아리 없는 지방 대학의 현실을 개탄하며 스스로 체념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한번쯤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지금 지방 국립치과대학에서는 독립적인 치과병원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다시 점화되고 있다. 4개 치과대학의 교수들이 다시 힘을 합치고 있으며 대한치과의사협회를 비롯한 치과계의 많은 단체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4개 대학 교수들이 모여서 ‘지방국립치과대학병원 독립법인화 결의대회’를 개최해서 독립의 의지를 다졌으며, 또한 다음 달에는 국회에서 ‘(가칭)지방국립치과대학병원설치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제까지 있었던 여러 차례의 실패 경험을 거울삼아 이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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