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의 원장 이야기 치과역사(59)]젊은 시절의 나기라 다쓰미

2005.11.24 00:00:00

 

1.
나기라 다쓰미는 옛날부터 상당히 서도에 능했다. 그 옛날 한창 서도를 배울 수 있었던 시대가 부럽다. 선생의 서법은 본격적이고 글씨는 아주 훌륭하다. 쇼와(昭和)의 초라고 생각하는데 나기라 다쓰미는 이 글 솜씨를 바탕으로 시가 키요시(志賀潔)와 함께 남화를 시작하여 두드러지게 솜씨를 드러냈다. 특히 매화를 잘해서 천애(天涯)라는 호로 불렸지만, 근년에는 와서는 그다지 서도를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세카와쵸(長谷川町)로 옮기고 나서는 다도(茶道)에 친숙해지시고 결국 조선에서의 우라센가(裏千家)의 총원체(總元締)가 되었다. 훌륭한 종장(宗匠)이다.
나기라 다쓰미가 노후에 교토(京都)에 살고 싶다고 언제나 말하곤 했다. 이것은 수학 시절 교토(京都)에서 보냈고 게다가 우라센가(裏千家)의 본가가 그곳에 있는 관계로 교토(京都)에 대해서 매우 향수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기라 다쓰미가 희망대로 교토(京都) 교외 나가오카쵸(長岡町) 가미아시(紳足)에 유유자적하고 있는 것은 우리들에게 정말로 기쁜 일이다.


또 하세카와쵸(長谷川町) 시절 바둑에 심취하여 교장실에서 나기라 다쓰미를 선생으로 모시고 공부한 것이다. 여하튼 여러 재주가 있고 게다가 의지가 강하고 무엇을 시작하더라도 바로 능숙해지는 것은 도저히 우리들이 따라 갈 수 없는 점이다. 언제나 존경하고 있다.

 

2.
1937∼38년경이라고 생각한다. 현미경 사진이 잘 찍히지 않는다고 우리들이 불평하는 것을 들었다. 조속히 경성일보의 사진부장 카와노(河野)를 학교에 촉탁으로 임명하고 매일 아침 일찍부터 카와노(河野)의 지도로 촬영하러 가곤했다.


이른 새벽 어두운 가운데 집에서 출발하여 햇볕이 날 무렵 현장에 도착하는 식이다. 눈 오는 날 등에는 렌즈가 흐리고 셔터가 얼어붙으므로 주머니에 사진기를 가지고 걸었다.
나기라 다쓰미는 특히 열심이어서 결국 국제 살롱에 입상하실 정도의 솜씨가 되었다. 그림과 같이 매화의 사진은 상당히 심오한 경지에 이른 것이다. 이처럼 나기라 다쓰미는 무엇을 하시더라도 한 재주를 발휘하시는 천재이시다.

 

3.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이 있는 하세카와쵸(長谷川町)의 토지를 총독부로부터 무상으로 받아낸 뒷얘기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나기라 다쓰미는 당시 총독부에 있는 고관을 토지불하의 문제로 아침 출근 전에 방문하여 보기 좋게 문전박대 당했지만 이것에 굴하지 않고 두번 세번 끈기 있게 열심히 다녔다. 결국 하세카와쵸(長谷川町) 조선은행의 뒤 쪽 경성의 중심 토지를 받아낸 것이다. 이 한 가지 일을 보더라도 나기라 다쓰미가 열의가 있는 사람이고 정이 있는 사람이고 한번 결심한 것은 반드시 해내는 사람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리하여 그 학교가 훌륭히 자란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경성치과의학전문학교 및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졸업생은 영원히 나기라 다쓰미의 노력에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4.
나기라 다쓰미는 책을 좋아하여 자주 책을 사주었다. 그 가운데서도 덴탈 코스모스, 히야텔야루슈 리프트, 모나테슈 리프트의 백넘버를, 시체후의 핸드북 등 치과에 없어서는 안 될 잡지와 책들이었다. 이것을 1923∼24년경 이미 갖추고 있었던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므로 우리는 논문을 쓰는데 부족하지 않게 참고서를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것은 아주 행운이었다. 언제나 감사드린다.
이야기는 훨씬 옛날로 되돌아가서 내가 부임한 1923년말 이었다. 짜이스의 A형 현미경을 2500원에 사주신 것에는 눈물이 흐를 정도로 기뻤다. 그 당시 부채를 10년이나 지불할 수 없었던 당시의 빈약한 학교로서는 실로 큰 돈이었다고 생각한다. 또 1924년 황금정(黃金町)에 일본생명 빌딩 내에 부속병원을 만들었을 때 5000원이나 하는 왓프라의 치과용 엑스레이 장치를 설치하셨다. 이처럼 필요한 시설에 대담하게 돈을 쓰시는 나기라 다쓰미의 용기에는 언제나 감복한다. 나기라 다쓰미는 몸소 행동으로 우리들에게 보이신 것이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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