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김각균]위대한 사회와 discipline

2005.12.05 00:00:00

김각균 <본지 집필위원>


최근 학교와 같은 공공 사회부문에서도 경쟁과 발전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 경영의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이러한 목소리는 아무런 근거 없이 절로 생겨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목소리는 최근 사회 여러 부문에서 일고 있는 여러 가지 변화의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기업이 아닌 사회부문이 뛰어난 성취를 이루기 위해 좀 더 ‘기업"다와져야 한다는 데 대해서, 그 의도는 비록 좋을지라도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기업부문의 성공적인 경영에 관한 책을 쓴 Jim Collins는 그 독자의 삼분의 일 이상이 비기업부문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는 사실로부터, 최근 몇 년간 과연 기업경영의 원칙이 사회부문에도 적용될 수 있는가 하는 질문과 함께 사회부문의 리더들이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그 탐구 성과를 최근 ‘Good to Great and the Social Sectors’라는 소책자(monograph)로서 발간하였다.


그런데 그의 소책자를 일독한 후 필자가 느낀 것은 기업과 사회부문을 경영하는데 있어서의 차이에 대한 그의 ‘잠정적’ 결론은 실상 그 본질이 같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이 소책자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본골격이 사회부문에서도 그대로 요구된다고 말하고 있다.


즉, 그는 이전 저서에서 말했듯이 ‘위대함"의 과정은 기업과 사회부문 공히, 1단계 DISCIPLINED PEOPLE, 2단계 DISCIPLINED THOUGHT, 3단계 DISCIPLINED ACTION을 거쳐 마침내 4단계 BUILDING GREATNESS TO LAST에 이르며, 이를 위해 그 무엇보다도 Level 5 Leadership, First Who … Then What 등의 개념들은 그대로 변치 않고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사회부문이 뛰어난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 좀 더 ‘기업"다와져야 한다는 것이 옳지 않다고 한 것은 무슨 말인가? 이는 바로 ‘위대함"을 정의하는 기업의 환경과 사회부문의 차이와 또한 두 부문에서 사용되는 ‘언어"의 차이를 말한 것이다.


‘위대함"을 정의하는데 있어서 무엇보다도, 돈이 input이기도 하며 동시에 output이 되는 기업과는 달리, 사회부문에서 돈은 단지 input일뿐 결코 output이 될 수 없으며, 사회부문에서의 output은 재무상의 수입이 아닌, 사명의 수행 정도가 성공의 일차적인 정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비교적 분명하고도 직접적인 관리(혹은 지배)구조, 집중되고 분명한 집행권한, 그리고 권한의 사용이 때로는 리더십의 발휘이기도 한 기업과는 달리, 다양하고 모호한 지배구조와 분산되어 있으며 불분명한 권한이 그 속성인 사회부문에서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유의지로서 따르게 하는 더욱 진정한 리더십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또한 먼저 적절한 사람을 뽑은 후 그들의 창의적인 능력으로 하여금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게 해야 하며 (First Who … Then What), 적절치 못한 사람을 비교적 쉽게 떠나 보낼 수 있는 기업과는 달리, 비록 사람들의 이상적인(idealistic) 열정을 보다 많이 볼 수 있고 접할 수는 있지만, 자원의 부족과 tenure 제도로 인해 적절한 사람을 유지하고 적절하지 못한 사람을 떠나 보내기가 쉽지 않은 사회부문에서는 First Who … Then What을 실행하기가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필자는 근본적인 문제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이든 사회부문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부문이 요구하는 discipline을 갖춘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그 사람이 리더이든 구성원이든 간에 그리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각자에게 달려 있으며, 사회구성원 중 그러한 개인이 얼마나 많이 있느냐에 따라, 그 사회가 ‘위대함"을 성취할 수 있는지가 결정될 것이다. 과연 나는 내가 속한 사회의 사명에 걸맞는 discipline을 갖추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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