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스케일링 급여화에 대하여 (상)/양혜령

2005.12.26 00:00:00


엊그제 한 여자치과의사 후배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의료보험공단에서 나와 확인서를 쓰라고 하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요는, 치위생사를 구하지 못하고 진료하고 있는 실정인데, 공단에서 환자에게 전화 통화를 하여 원장이 직접 X-ray를 촬영하지 않았다는 확인서를 10장이나 받아와서, 사인 하라고 한다는 것이었다.


일을 당한 후배는 만약 확인서를 쓰지 않으면 모든 보험청구건에 대해 정밀 실사를 할 것이고 그러면 더욱 크게 걸릴 터이니 알아서 하라는 협박과, 별것 아니니 확인서만 쓰면 된다는 회유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낙담하고 있었다.


그동안 위생사가 없는 병원에서 스케일링이나 엑스레이 촬영과 관련된 이런 문의 전화는 여러 번 받았었다. 나 스스로 의료보험 실사를 받았고 복지부 실사까지 경험했기 때문에 우리 광주광역시의 여자치과의사들께는 문제가 있을 때 언제나 전화하라고 말했었지만 이런 경우는 사실 해줄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 후배에게 위생사를 왜 구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아무리 구하려고 해도 위생사가 오지 않았다고 했다.


치과의사모임에 가서 이 이야기를 하며 치위생사현황에 대해 물었다. 대부분의 개인치과에서 치위생사를 구할 수 없다고 했다. 스케일링은 모두 일반으로 하고, 엑스레이 촬영은 거의하지 않고 도저히 안 될 때만 찍는다고 했다. 꼭 잇몸치료를 하고 싶은 경우가 있어도 (스케일링부터 청구 해야만 잇몸치료가 인정되는) 절차를 밟을 때 감당해야할 스트레스 때문에 억지로 눈을 감고 지나쳐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고도 했다. 지방에서 올라온 한 친구는 1년 내내 지역신문과 방송에 치위생사 구인광고를 내다가 지쳐서 구인을 포기했다고 했다.


지난 5일 스케일링 급여확대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노인틀니나 광중합 레진충전부터 급여화 하기 보다는 치석제거부터 보험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임상치의라면 거의 누구나 동의하리라고 본다. 그러나 한편으로 두 가지 측면에서 걱정되는 것이 있다. 즉, 늘어난 진료요구를 감당 할 합법적인 의료 인력의 부족문제와 걱정스럽게 예상되는 치석제거 수가의 하향평준화 문제이다.
첫째, 스케일링 급여화시 늘어난 진료요구량을 감당할 합법적인 의료 인력의 부족현상에 대해 말해 보겠다.


본인이 치과계에 들어온 20년 동안 IMF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언제나, 치과관련신문에 위생사 인력난에 대한 문제가 언급되어 왔던 것을 기억한다. 도대체 치위생사수가 얼마나 되기에 구인난에 허덕이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조사해 보았다.


현재 2만2000명 정도 치위생사가 배출되어 있고, 그중 40%정도가 유휴인력이라고 했다. 현재 치의숫자도 2만2000명 정도라고 하니 유휴인력 및 비임상분야 공직치의의 수를 뺄 경우, 치과의사와 치위생사수의 비율은 언뜻 보면 비슷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현재 배출된 치위생사의 대부분이 대형병원, 종합병원, 보건소 등을 선호하고 있고, 치위생사 본연의 임무보다는 코디네이터, 경영자, 홍보담당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 개원가에서는 이 비율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삶의 질을 따지는 요즘 세대들의 특성상 토요일도 쉬고 휴가를 가도 부담 없는 치과를 선호하게 되고, 그런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그들이 좋아하는 곳에서는 대부분 치의 1인당 치위생사를 2명 이상 선발하고 있다. 따라서 토요일도 일해야만 수지를 겨우 맞출 수 있는, 가난한 지역의 보험치료를 주로 하는 치과는 더더욱 치위생사들이 기피하는 치과가 되고, 인력에 있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계속되는 것이다.


그래도 치과계에 남아있는 경우는 다행으로 생각한다.
한국에서 맞벌이를 할 때 남성의 보수는 100% 전부 수입으로 보지만, 여성의 경우 지출하는 육아비용을 제외한 나머지만을 보수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일에 대한 생각도 성취의 측면보다는 반찬값을 버는 수단정도로 밖에 보지 않는다. 결혼한 치위생사의 경우,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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