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김양근]요즈음을 생각함

  • 등록 2005.12.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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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근 <본지 집필위원>


성숙한 사회에서는 다양성이 포용되어지고 그 속에서 의견을 모아 가는 과정들이 언제나 옳은 가치를 부여받아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이제 더 이상 침묵이 금이 아니며 자신의 입장을 좀 더 적극적으로 내보이고 주장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윤리는 지켜야 되겠지요.
생각이 다른 상대방을 파트너로 인정하고 배려하며 관용할 수 있는 사회가 합리적이며 성숙한 사회가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인정과 배려, 관용이 개인적인 이성이나 감성에서만 생기는게 아니고 사회 구성원간의 소통과 합의를 통해 만들어진 법이나 상식, 새로운 어떤 기준들도 모두 이에 포함되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힘없고 약한 소수의 의견을 보호하고 강한 힘을 가진 다수의 의견들도 바로 법이나 상식 또는 새로운 여러 기준들에 의해 다듬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익명이란 방패 뒤에 숨어서 객관적이고 사회보편적인 예의를 망각한 창으로 상대를 공격하고 자신의 입장과 이즘만을 강요하는 것은 피만 흐르지 않는 야만에 다름아니라 생각합니다.
이번 황우석교수와 관련된 일련의 일들을 보면서 사회의 공기로써 언론의 중요성과 그것을 담보하는 보도윤리, 과학적 성과에 대한 진정성, 그리고 광신적 애국주의에 이르기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고 혼란스럽게 상황이 전개되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고 당혹스럽습니다.


취재과정에서의 비윤리적이고 도를 넘어선 방송사의 보도관행은 분명 고쳐져야 합니다. 하지만 일부의 누리꾼들에 의한 저주에 가까운 공격과 광고주에까지 행해지는 압력 등 극단으로 치닫는 쇼비니즘은 우려할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과정의 문제점은 없지 않으나 언론으로서의 문제제기는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 아니겠습니까.


늦었지만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반성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모든 것을 다 걸러내면 결국 진실문제만이 남아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역사적인 여러 사실들을 굳이 드러내지 않더라도 진실이란 가장 확실한 사회의 정도이며 시대정신인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지나가며 본 글이 생각납니다.
독일 나치와 일제 731부대 등에 의해 행해진 생체실험 등은 단순히 우리가 아는 그들의 광기에 의한 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2차 세계대전뒤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서 그들은 국가이익, 과학진보 그리고 난치병 치료 등의 목적아래 연구되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지요. 결국 1964년의 헬싱키선언 같은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없이 자기들 나름대로의 논리로 정당화 되어져서 인류 최악의 만행으로 귀결 되었다는 것 아닙니까.


약한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인권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행해진 이와같은 형태의 추악한 역사들은 결국 남을 인정하는 배려와 관용이 없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과학의 성과라는 것도 인류애와 윤리를 관통하지 못 할 때 그 진정성은 의심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좀더 진지 해지고 차분해져야 할 월요일인 것 같습니다.
※ 이글은 과학계에 논란이 있던 12월초에 작성됐음을 밝힙니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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