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의 원장 이야기 치과역사(67)]경성치과의학교의 여행

2006.01.26 00:00:00

수학여행이라고 이름 붙인 것은 없지만 희망하는 학생들과 여행한 적은 자주 있었다. 원산여행은 학생 14∼15명과 선생도 4∼5명이 야행(夜行) 경성을 밤 12시나 1시경 출발해서 원산행에 승차하여 아침 일찍 철원에 도착했다. 조선 시골의 한가로운 특징있는 곡선을 가진 초가지붕에 차양보다 조금 높은 굴뚝에서 솟아오르는 연기는 마치 그림이다.


시골길을 걸어서 약 1시간에 아름다운 소나무 숲이 보인다. 저 근처에 유명한 니사(尼寺)가 있는 것 같다. 여승들의 모습은 더 보이지 않는다. 예고 없이 돌연한 내방에 당혹했는지 무인지경이라 할 정도이다. 코우노 기헤이(河野儀平衛)가 이야기를 붙였다. 각 방을 구경하고 지참한 도시락을 먹기 위해.


건물로서는 진기하지만, 청소는 일본인의 선사(禪寺)에 미치지 못한다. 탕차(湯茶)의 접대를 받고 1시간 지나서 역으로 서둘러갔다. 이 땅은 명산 금강산 등산로라고 한다. 송이의 명산지로 금강산의 바위에는 때론 호랑이도 나온다고 노인이 말한다. 천연의 조선인삼도 드물게 돌산 가운데에서 발견, 채집된다고 한다.
원산으로 가는 기차는 떠났다. 금방이었다. 개업하고 있는 졸업생이 마중 나와 저녁 시간에 만날 것을 약속하고 자유행동.


선생은 졸업생의 안내로 구경한 후에 조선요리를 대접받고 경성에 돌아오는 시간은 밤11시 지나서였다.
개성으로의 하루여행도 재미있었다. 희망자는 20명 정도이다. 미리 전매국의 허가를 얻어 인삼원 구경이 주목적이다. 먼저 사과농원에 갔다. 빨간 사과가 맛있어 보인다. 농장주인은 “안된다 저쪽에.”라 하며 저장고로 안내한다.
“마음껏 드시라.”고 한다. 창고 한가득 산처럼 쌓인 사과들 중에 한 개를 시식했다. 맛있다. 사과는 2∼3일 숙성하지 않으면 맛이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인삼밭은 또 볼만했다. 과연 전매제는 훌륭했다. 허가증 없이는 한걸음도 철문을 들어가지 못한다. 종묘 만들기의 어려움, 고가에 팔리는 만큼 보호받으며 자란 딸 이상의 마음 씀씀이다. 1년생 묘목, 2년생 묘목과 풀 한포기 없는 모판에서 전문가가 간담을 졸이며 기르고 있다. 5년이 되면 채집하며, 그대로 건조하면 백삼이고, 한번 특수 장치로 증기 건조하면 홍삼이 된다.


끝마무리에 대량생산은 불가능하단다. 좁은 온돌이 즐비하다. 1∼2명의 여자들이 각 방에서 일을 하고 있다. 방 앞에 서면 종이 장지를 탁하고 닫는다. 인삼의 털을 정중하게 떼어내고 있는 중이다. 라벨 붙이고 또는 포장하고 있는 듯하다. 한방약으로 고가인 조선인삼을 사람의 예지로 땅을 개간하여 밭을 만들어 옛날 방법으로 완성하는 것을 견학했다. 추억은 계속하여 이어진다. 이 선생, 저 학생, 이 이야기에다 저 일로, 계곡에서 솟아나는 암정수와 같은 이 모든 사건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지나고 있다.

 

오카다 시로(岡田四郞)의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

 

무심코 부속의원의 복도에 나왔다. 어쩐지 심상치 않다. 이상하다. 학생 대기실 문을 무의식으로 연다. 둥글게 진을 치고 묵묵히 모두 팔짱을 끼고, 듣고 있다. 안에서 조선인과 일본인 두 사람이 격론하고 있다. 한사람은 지금 얼굴은 생각나지만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상대는 확실히 이름도 얼굴도 생각난다.


입매에 특징이 있고, 본성이 정직하기 때문에 뭔가를 말하면 바로 얼굴색을 바꾸고, 안달하면 조금 말더듬은 기미가 있고 왼손으로 머리를 긁는 버릇이 있었다. 그 버릇이 나오고 있다. 어쩐지 궁지에 몰리고 지금도 때릴 것 같은 형세다. 때리면 최후다. 일본인과 조선인이 난리쳐 싸움질이 일어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다. 양식있는 생도가 말리려다가 싸움에 휘말릴 수도 있지만 제방의 무너짐도 개미의 구멍으로 기인한다. 얼른 그 안에 들어갔다.


“저쪽 교실에서 이야기를 들어보자.”
치료실의 옆, 기공실로 칸막이가 있는 교수실에 두 사람을 데리고 갔다. 우선 원진(圓陣)에서 격리시키고 싶었다. 각각 주장을 조용히 들었다. 흥분은 멈추지 않고 극에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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