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적 해결점을 직시해야

2006.08.17 00:00:00

 

 

병·의원의 감염 방지를 위해 병·의원 내에 CCTV 등을 설치해 감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시민단체에서 나오고 있다. 그것도 성명서를 통해서다. 아마도 MBC PD수첩의 영향이 큰 탓이다. 그런 가운데 MBC 측은 의료계의 감염방지 부재 실태를 시리즈로 엮어가고 있다. 치과에 이어 병원 내 감염방지 부재 실태를 고발했던 MBC는 8일에는 소아과와 한의과를 강타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들자 시민단체에서 병·의원에 CCTV와 블랙박스 설치를 의무화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하고 나서는 어처구니없는 성명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번 연이은 고발내용에 따르면 시민단체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펴는 것도 무리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들 시민단체의 이같은 주장은 단지 고발된 내용만으로 판단한 것일 뿐 시민단체들이 의료계의 제대로 된 실상을 알 수는 없었을 것이다.


물론 일차적으로는 의료인으로서의 책임이 크다. 그러기에 비록 일부 의료기관의 일이기는 하지만 지적된 내용을 교훈삼아 개개 의료인 스스로의 의료행위에 있어서 감염방지 부재로 인한 환자의 피해가 없는지 살필 일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나 언론매체들은 의료인 단체들이 주장하고 있는 이유있는 항변에 대해 귀담아 들어야 한다.
의료인 단체들은 현행 건강보험 수가체계에서라면, 철저한 감염방지를 위한 무시못할 비용지출이 보험에 포함되지 않아 고스란히 의료인들의 몫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방송과 시민단체들은 이 점을 절대 간과해선 안되는 일이었다.


결국 의료인 자체적인 노력도 노력이지만 의료인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면서 무작정 ‘너가 잘못했다’는 식의 여론 재판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나 언론매체나 모두 이 점을 충분히 인지해야 했다. 시민단체들이 성명서를 내는 이유 있는 항의를 이해한다. 그러나 시민단체들도 방송의 내용만이 진실이 아니라는 점도 깨달아야 한다.


의료인 전체를 비양심적인 세력으로 매도하는 일은 매우 부당하다. 방송매체도 무작정 고발만 하는 한탕주의에서 벗어나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왜 이런 일이 의료계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는지를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다뤘어야 했다. 진정한 고발 프로그램이라면 그 정도의 분석이 따랐어야 했다. 그랬다면 시민단체들이 이렇게 의료계 전체를 불신하는 CCTV 설치 운운하는 웃지 못할 성명까지 나가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언론매체와 시민단체 그리고 의료계 모두 함께 제도적인 해결책을 정부 당국에 주장하는현명성를 보였으면 한다. MBC는 매주 참 실상을 보지 못하고 겉에 나타난 사실만을 크게 보도하는 선정주의적 시각에서 벗어나길 진심으로 바란다. 시민단체 역시 의료계를 질타하기 앞서 합리적인 대안점을 머리 맞대고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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