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40주년 기념 시리즈 기획2]출신대학 알고 환자 며칠후 발길 끊어

  • 등록 2006.11.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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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동료 치과의사와 어울리기도 쉽지 않아


지난해부터 예비시험제가 전격 도입됨에 따라 외국에서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국내서 개원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 그만큼 이제는 최종적으로 국내면허를 취득한 경우 치과대학 출신에 관계없이 동등한 치과의사로서, 또 치협 회원으로서 치과계 발전을 위해 서로 인정하고 존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수차례에 걸쳐 국내에서 어렵게 면허를 취득하고 개원하고 있는 외국치대 출신 치과의사들의 현황을 비롯해 그들의 실질적인 고민과 더불어 일부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 및 개선방향 등을 짚어봄으로써 서로 출신의 벽을 허물고 화합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서울에서 개원하고 있는 K원장은 “제발 졸업대학에서 출신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K원장의 이런 바람과 달리 주변에 개원한 동료 의사들도 제일 먼저 출신대학을 물어보고, 아파트 이웃들도 치과의사라고 하면 으레 물어보고, 함께 일하는 스탭들도 궁금하다며 물어본다. 또한 환자들의 상당수도 진료수가와 함께 원장의 출신대학에 대해 잊지 않고 체크한다. 출신대학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K원장의 치과에는 각종 학위와 학회 수료증이 늘어만 간다. 현재도 K원장은 국내 명문대라고 일컫는 대학원에서 석사논문을 준비중이다.


지난 99년 겨울을 K원장은 평생 잊지 못한다고 했다. 바로 치과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한 해이기 때문이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하던 무역업을 그만두고 수년간 필리핀의 모 치대에서 힘들게 공부했다고 했다. 고민 끝에 시작한 공부라 정말 열심히 공부했고 진심으로 치과의사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국내에 들어와서도 삼 년만에 치과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한 것이란다. 발표날 그동안 뒷바라지 해준 아내랑 아들 녀석과 함께 부둥켜안고 울었다. 그 당시 사십이 가까운 나이였다.
K원장이 처음 개원한 곳은 서울이 아니었다. 경기도 두 곳을 전전하다 이 년전 서울로 왔으며, 서울에서도 현재의 지역에서 개원하기까지 한 곳을 더 거쳤다. 개원지를 자주 옮기게 된 원인은 대부분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을 K원장 스스로 이겨내기가 버거웠다고 했다.


부푼 꿈을 안고 K원장이 경기도에서 처음 개원할 당시만해도 환자를 의욕적으로 대하다보니 환자들도 많이 따랐고 하루하루 단골 환자도 늘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이었다. 한 환자가 진료도중 출신대학에 대해 물었고, K원장은 외국에서 다녔다고 답했다. 그러나 환자는 외국 어디냐고 계속 물어왔고... K원장이 필리핀에서 공부했다고 답한 후 환자는 발길을 끊었다.
신경철 기자 skc0581@kda.or.kr

 

<14면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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