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현지취재]일웅 구순구개열의료봉사단 베트남 진료봉사-(2)3대 구순구개열 환자 가족스토리

  • 등록 2007.01.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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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에 ‘기적’이 일어났어요”


■할아버지, 아버지, 세딸 3대 언청이 유전 수술로 새 삶


“저는 열다섯살 베트남 소녀 보티투예요.
오늘은 한국에서 온 의사선생님들께서 제 갈라진 입천장을 수술해 주시기로 한날이에요. 그래서 너무나 기쁘지만 한편으론 겁도 나요. 수술을 받으러 온 다른 꼬마들은 엄마나 아빠가 함께 오셨는데 오늘 저희 엄마와 아빠는 고무농장에 일을 하러 가셔야 해서 함께 오실 수가 없었거든요.
혼자 있어야 돼서 많이 무서웠지만 엄마, 아빠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시는 지 잘 알기 때문에 같이 있어 달라고 차마 얘기하질 못했어요. 씩씩하게 수술을 받고 예뻐진 모습을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어요. 참 이번에 저희 작은 언니도 함께 수술을 받게 돼서 너무나 기뻐요.


하지만 저와 작은 언니처럼 태어날 때부터 입천장과 입술이 갈라가지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큰언니와 아빠는 이번에 함께 수술을 받을 수가 없어서 마음이 아프고 너무나 미안해요.
다음엔 큰언니와 아빠도 수술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국 의사선생님들께 감사드려요. 그리고 다음엔 우리 언니랑 아빠도 꼭 수술해 주세요. 부탁드려요.”

 

# 보티투= 수술 받지 못한 큰 언니, 아빠 마음에 걸려
변변한 병실도 없이 수술실 밖 병원 복도 한켠에 마련된 간이침대에서 자신의 수술차례를 기다리며 반나절 이상을 외롭게 누워 있던 한 소녀.
보호자가 있는 아이들과는 달리 혼자 쓸쓸하게 누워 있는 모습이 자꾸만 눈에 밟혀 수차례 다가가 말을 걸어 봤지만 수줍어만 할뿐 쉽사리 마음을 열지 않는다.
보다 못한 다른 환자의 부모가 소녀를 달래고 나서니 그제서야 낯선 이방인에 대한 경계를 푸는 눈치다.


딸만 셋인 딸부자집 셋째인 보티투는 우리로 치면 중학교 2학년에 다닐 나이. 선천적인 구개열을 가지고 태어나 호흡기 계통이 안 좋다 보니 어렸을 적부터 유독 잔병치레가 많았다. 때문에 학교도 제대로 다닐 수 없었고 특히 발음이 잘 안되는 탓에 말하는 걸 꺼리다 보니 친구도 없고 성격 또한 점점 내성적이 됐다.


더군다나 자신을 포함해 위로 두 언니와 성할아버지, 아버지까지 3대에 걸쳐 모두가 선천적인 구순구개열을 가지고 태어나다보니 가족 모두가 함께 모여 있어도 사실상 웃을 일이 별로 없었다.
다행이 이번에 열아홉살인 작은 언니와 함께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돼 가족들 모두 감사하고 기뻐하는 마음이다.
하지만 임신 중인 관계로 이번 수술을 포기해야만 했던 시집간 큰 언니와 오히려 지금까지 살아온 대로가 더 익숙하고 편하다며 수술을 받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아버지, 한평생을 수술 한번 못 받고 살다가 돌아가신 성할아버지를 생각하면 보티투의 마음은 한없이 무거워지기만 한다.

 

# 엄마= 먹고살기 힘들어 딸 수술 지켜보지 못한 미안함에 눈물만
어린 아이 답지 않게 속내가 깊었던 보티투. 그래도 아직은 어리디 어린 소녀인지라 저녁 늦게서야 일을 마치고 수술한 딸을 보러 부랴부랴 임시 병실로 찾아온 엄마를 보고서는 이내 “수술한 곳이 아프다”며 그렁그렁 한 눈망울로 엄마 품에 안겨 아이처럼 보채는 모습이 못내 안쓰럽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소중한 어린 딸의 수술 날에도 하루 몇 천원에 불과한 일당벌이를 차마 쉴 수가 없었던 엄마는 수술 받는 동안 옆에서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또 아파하는 딸을 대신해 아파줄 수 없는 안타까운 마음에 뒤돌아 흘러내리는 눈물을 자꾸만 훔쳐낸다.
유난히도 정 많고 사람 좋아 보이는 보티투의 엄마는 “오늘은 막내딸이 또 내일은 둘째 딸이 수술을 받게 돼서 너무나 기쁘다”며 “나를 제외한 온 가족이 언청이 환자이다 보니 식구들 모두가 힘겨운 나날이 연속이었다”며 연신 울먹였다.


그녀는 특히 “내가 힘든 것은 참을 수 있었지만 밖에 나가서 남들 이목에 상처 받았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며 “집안 형편이 어려워 그동안 수술도 못해 줬는데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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