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의 나라’라는 희망을 품고 우리나라에 들어온 대다수의 조선족들은 불법체류자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 임금, 노동력 착취로 일을 하면 할수록 그들에게 한국은 ‘조심해야 할 나라’로 변질된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동포애를 심어주는 사람들이 있다. 전남치대 경인동문회(회장 윤재현) 회원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조선족교회 무료 진료 입소문
진료실은 언제나 ‘인산인해’
2002년부터 치협과 공동 봉사
동문·스탭 등 70여명 맹활약
울 구로구 주택가 깊숙이 자리한 조선족교회. 나무 그늘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중 조금은 다른 말투가 발길을 멎게 한다. 전남치대 경인동문회 회원들이 무료 치과진료를 하고 있다는 곳이다.
전남치대 경인동문회의 조선족 진료는 동문 중 한 명이 조선족 무료진료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동문 내에 퍼지면서 십시일반 힘이 더해지기 시작, 치협과 공동으로 진료를 시작한 2002년부터 현재까지 80여명의 동문들이 꾸준히 진료봉사를 이어왔고, 약 7천5백여명의 국내 거주 조선족이 수혜를 받았다.
현재 무료 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치과의사 동문이 줄잡아 20여명, 치과보조 스탭까지 더하면 70여명을 넘어서는 굵직한 무료 봉사 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전남치대 경인동문회 조선족 진료의 중심에 임창하 원장(인천 임창하 치과의원)과 한진규 원장(미르치과병원)이 있다.
임창하 원장은 조선족 진료 봉사를 이끌고 있는 주역임에도 겸손함을 표시한다.
“전남치대 동문회에서 자선 골프대회나 총동창회 등을 통해 운영 자금을 많이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봉사에 물심양면으로 참여하고 계신 모든 동문 여러분께 감사할 따름이죠.”
기억에 남는 조선족이 있느냐는 질문에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임 원장은 이내 조선족 할머니에 대한 에피소드를 털어놓는다.
“진료를 하고 있던 조선족 할머니가 사기를 당했던 모양입니다. 처음 진료를 했을 때만 해도 한국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 했지요. 얘기를 붙여도 할 얘기만 하시고 거의 말씀을 안 하시는 분이였는데… 어느덧 진료를 마칠 때쯤엔 마음의 문을 열고 고맙다는 얘기를 되풀이 하시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뭉클했던 기억이 납니다.”
임 원장은 내국인 즉, 국내인의 조선족에 대한 편협한 시각에 대해 얘기를 꺼낸다. “그들도 우리의 동포입니다. 왜 차별 대우를 하는지? 왜 그들을 이방인 취급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조선족 생활을 가까이서 보고 있는 사람으로서 답답할 따름이라는 임 원장의 모습에서 그릇된 선입견을 타파하겠다는 결연함마저 느껴진다.
이제는 입소문을 듣고 서울 근교 경기, 인천지역은 물론, 대전에서까지 기차를 타고 올라오는 사람들로 진료실은 언제나 인산인해를 이룬다.
“멀리서 오신 분들을 그냥 돌려보낼 수 있어야죠”하는 치과의사들의 모습에서 먼 길 마다않고 찾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 것은 성실한 진료, 그리고 속 깊은 정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보람될 때가 언제냐고 묻는 질문에 전남치대 동문들은 “환자들이 진료를 받고 가장 편안한 모습을 보일 때”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반대로 가장 안타까울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는 “장기적인 진료가 어렵고,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적극적인 진료를 하지 못할 때”라고 답한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봉사하는 순수 치과의사들의 모습들이다.
마음으로 다가서는 봉사활동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전남치대 경인동문회 회원들에게도 어려움은 있다. 참여하는 인력과 경제적인 문제는 항상 유동적이고, 강제성을 띌 수도 없기 때문에 항상 할 일은 많은데 참여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들의 열의만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곳에서 처음으로 ‘봉사’의 참 의미를 깨달아가고 있다”고 말하는 한진규 원장은 “전 특별히 하는 것이 없습니다. 그저 선생님들을 도울 뿐이죠”라며 행복한 미소를 보였다.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일 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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