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치과계 침체 남 얘기 아니다

2007.11.19 00:00:00

지난번 경기지부 종합 학술대회 때 초청된 일본 치바현치과의사회의 기시다 다카시 회장이 밝힌 일본 치과계에 대한 현황은 우리나라 치과계의 현실과 유사하다는 점에 충격을 주고 있다. 기시다 회장은 일본 치과계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극심한 침체 상황으로 빠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자살하는 치과의사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기시다 회장이 분석하는 침체요인 중 가장 먼저 꼽는 것이 치과의사 과잉공급이다. 일본에서는 한 해에 치과의사가 2700여명이 배출된다. 현재 일본 치과의사 수는 10만여명. 일본 인구가 1억3천만명 정도다. 한국은 한 해 900여명이 배출되고 전체 치과의사 수는 2만3000여명이며 인구가 4천8백만명 정도다.


인구대비로만 볼 때는 일본이 한국보다 과잉이지만 경제력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한국이 더 과잉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2004년도 GDP는 일본이 한국에 비해 6.7배 많으며 2005년도 1인당 GNP는 일본이 한국보다 2.6배나 높다. 그러한 경제 수준을 감안한다면 한국에서의 치과의사 1인당 인구 2000여명의 비율은 일본 치과의사 1인당 인구 1300여명의 비율보다 높다고 볼 수 있다. 즉 이러한 과잉공급은 일본과 한국의 치과의사들을 과다 경쟁 속으로 내모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일본 전체 의료비 지출은 오히려 줄고 있으며 특히 치과의료비가 대폭 줄어들어 80%의 치과의사가 수입 감소를 절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일본 정부는 보험진료에 대한 실사를 강화해 올해 2800여 기관에서 내년에는 8000여개 기관으로 확대할 예정이어서 일본 치과계의 압박 수위는 계속 높아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모든 여건이 치과계를 비롯 의료전반에 걸쳐 힘들게 만들고 있다. 그러한 결과가 경영 악화 등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는 자살이라는 극한의 방법까지 불사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4월 광주에서 젊은 치과의사의 자살이나, 경북 구미의 치과의사 자살 등이 모두 경영난으로 인한 자살이고 의사의 경우 올해 2월 김천 산부인과의사, 3월 부천 이비인후과의사, 목포 종합병원 원장, 4월 서울 성북구 정형외과의사, 6월 원주시 마취과의사, 8월 부산 성형외과의사, 9월 수원 산부인과의사 등 매월 자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일본이나 한국이나 처해진 의료 환경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심각한 경영난이 우수한 인력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는 국가가 한몫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제대로 바로 잡기 위해서는 인력수급 재정비와 보험수가 현실화, 의료전달체계 재확립 등을 비롯, 의료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적어도 정부의 제도나 정책이 사람 죽이는 도구가 돼선 안되는 것 아닌가. 일본이나 한국 정부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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