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윤흥렬 고문을 추모하며

2008.07.03 00:00:00

한국 치과계에 위대한 별이 스러졌다. 고 윤흥렬 대한치과의사협회 고문. 지난 26일 영면의 길에 올랐다. 갑자기 찾아온 비보에 치과계가 비통한 분위기에 젖고 있다.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었기에 한국 치과계는 더욱 안타까워하는 심경이다.


이제 꿈을 이뤘으니 앞으로 개원생활 열심히 하며 한국 치과계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던 생전의 말씀이 생각난다. 그 일환으로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했던 일이 바로 세계치과의사연맹(FDI) 총회 서울유치다. 2013년 서울에서 다시 FDI 총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유치활동에 적극적이었던 고인의 노고를 잊을 수 없다.


고인은 항상 꿈을 얘기했다. 아주 오래 전 세계무대에서, 한국 치과계의 존재가 아주 미약했던 시절 고인은 꿈을 꾸었다고 했다. 반드시 한국인의 자격으로 세계치과계의 수장이 되겠다던 꿈이었다. 한국 치과인으로서의 자존심을 반드시 세워보겠다던 꿈이었다.


처음에는 선진국의 치과인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았지만 이에 굴하지 않았다. 무시를 받았지만 점차 고인의 존재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그 끈질긴 노력의 결과가 1992년에 나타났다. FDI 상임이사에 선출된 것이다. 그리고 연이어 재무이사, 차기회장, 그리고 회장으로 임명됐다. 고인의 꿈이 이뤄진 것이다.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세계 치과계 수장이 된 것이다.


고인의 꿈과 열정은 비단 세계무대에서만의 일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여러 가지 뛰어난 아이디어로 새로운 치과인상을 심었다. 치협 공보이사와 서울지부 회장 시절 설탕 덜 먹기 운동을 펼쳐 국내 식품업계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았었지만 국민들에게는 치과의사들이 설탕의 유해함을 널리 알리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계기가 됐었다.


치협 회장으로 재임하던 시절에는 덴탈 씰을 발행하여 크리스마스 씰 같이 국민의 구강건강을 위해 쓰고자 했었다. 그리고 이 덴탈 씰은 FDI 회장 때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발행하기도 했다. 그리고 국민들의 운동으로 승화시켰던 무차일 운동도 있었다. 매월 2일 차를 운행하지 않는 날로 정해 환경오염과 유류절감 효과를 꾀하고자 했다.


이밖에도 비록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장애인센터를 건립하고자 분당에 부지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던 일 등 고인은 항상 앞을 내다보며 나가는 업적을 쌓았었다. 어느 단체나 국가나 다 마찬가지지만 어떤 리더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단체, 그 나라의 미래가 결정된다.


고인은 생전에 리더의 자질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그의 족적에는 항상 미래형이 따랐으며 그러한 리더를 두었던 국내 치과계는 자존감이 있었다. 이제 다시 고인을 만나기는 어렵겠지만 그가 남긴 정신, 그가 남긴 사랑이 널리 퍼져가도록 남아 있는 치과인 모두 진실된 마음을 모아야 할 것이다. 다시한번 한국 치과계의 자존심을 드높였던 고인의 업적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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