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된 우려…설익은 주장

2010.03.25 00:00:00

예상된 우려…설익은 주장

 

우리나라 건강보험을 총괄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수장인 정형근 이사장이 최근 폭탄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정 이사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오는 2012년부터 건보 급여비 지불제도를 총액계약제로 전환하겠다고 발언했다.


이같은 발언이 보도되자 당장 치협을 비롯한 의료계는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비록 오래전부터 거론돼 온 제도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현 상황에서 볼 때 아직 시기상조이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도 아예 논의의 가치조차 없다는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정 이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보험자 역할을 하는 공단의 수장으로서의 발언으로는 매우 부적절 했다는 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아직 이 제도에 대해서는 제대로 합의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 부처도 아닌 대행기관에서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것이 격이 안 맞는 것은 확실하다.


혹시 그런 의지가 있다면 정 이사장은 복지부에 건의해 공청회를 여는 등 여러 절차를 거쳤어야 했다. 의료계의 반발을 예상하면서까지 인터뷰를 통해 발언한 것은 정 이사장이 정치인 출신이기 때문에 정치적 파문을 일으킨 다음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할 목적이 다분히 보인다. 그러나 이는 매우 잘못된 수순으로 보인다.


사실 정 이사장의 이번 언론 플레이는 문제가 심각하다. 처음에 올해 건보재정이 2조원의 당기적자를 보일 것 같다며 공단 자체적으로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예산절감은 물론 진료비 누수방지 등을 강조한 것까지는 나름대로 바람직했다.


그러나 정 이사장은 곧이어 재정적자 원인을 의료계로 돌렸다. 건보재정이 적자로 가고 있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막고 재정 안정화로 가기 위해서는 총액계약제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었다. 마치 건보재정 적자의 책임이 의료계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 정 이사장은 이같은 언론 플레이를 중단하고 지금 당장 치협 등 의료계의 반박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무분별한 급여확대, 정부부담금 불이행 등 현 제도상의 근본적인 원인을 덮어둔 채 의료계 때문이라는 식으로 몰아가선 안된다. 공직자는 국민에게 진실을 얘기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소신으로 위장한 무책임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것이 과연 국민을 위한 것인지 자신을 위한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관리자
Copyright @2013 치의신보 Corp. All rights reserved.

관련기사 PDF보기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대한치과의사협회 회관 3층 | 등록번호 : 서울,아52234 | 등록일자 : 2019.03.25 | 발행인 박태근 | 편집인 이석초 | 대표전화 02-2024-9200 FAX 02-468-4653 | 편집국 02-2024-9210 광고관리국 02-2024-9290 Copyright © 치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