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의료계 폄훼 말라

2013.11.15 13:30:53

사설

정부의 고위 관료가 사석도 아닌 공식적인 자리에서 의료계를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니 유감이다.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와각지쟁’이라는 한자성어를 인용하면서 의료계를 향해 “손바닥만 한 국내 시장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기획재정부 수장이 의료계를 놓고 달팽이 뿔 위에서 하찮은 싸움이나 하고 있다고 폄하 발언을 한 것이다. 이는 의료계가 원격진료,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등 기획재정부의 소위 선진화사업 정책에 반대해 발언한 것으로 보이는데 의료계의 우려하는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 부처를 이끄는 수장조차 의료계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고 산업적인 측면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현 장관의 발언이 문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에는 기자간담회에서 “예를 들어 치과의사를 조사하면 탈세가 나왔을 경우, 대오각성해서 (소득신고 탈루) 안 하는 게 30%밖에 안 된다”며 “조사해보면 올해 걸려서 (탈루세금을) 물고 나면 이 가운데 70%는 또 (탈세)하는 현상이 해마다 반복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발언으로 인해 양심적이고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 대다수 치과의사의 명예와 사기가 실추됐고, 3만여 치과의사들이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려 치과계 공분을 산 적이 있다. 이처럼 현 장관이 의료계를 향해 날선 발언을 한 사건이 두 달도 채 안 돼 연속적으로 발생했다니 개탄스럽다.


‘말 한마디에 사람이 죽고 산다’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말을 하는데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정부와 의료계가 상호 간 신뢰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지 벽을 쌓고 담을 쌓는다면 문제 해결은 더 요원하다. 자신이 추진하는 정책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속풀이성 발언으로 의료계를 폄하하는 일은 더 이상 되풀이 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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