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치의, 경제난에 치료기구도 팔아

2013.11.18 09:30:10

별도 치대 없고 의대안에 6년제 구강학부



제3차 남북치의학 포럼 세미나

“북한에선 출신성분이 상급이라야 치과의사가 될 수 있습니다.”

남북치의학교류협회(상임대표 김병찬 ·이하 남북치교협)가 지난 12일 서울대 치과병원에서 제3차 남북치의학 포럼 세미나를 열고 북한의 구강보건 실태에 대해 정보를 나눴다. 

특히 이날 정은찬 통일교육원 교수의 ‘북한의 구강과 현황’ 발표는 포럼 참석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정 교수는 북한에서 석사를 취득, 대학에서 교원으로 재직하다 2000년 초반 탈북했다. 

정 교수는 “사실 2000년대 이전까지 구강의사에 대한 선호도는 낮았다”며 “이후 중산층 이상의 구강치료 수요가 증가하면서 선호도가 많이 올라갔지만, 현재는 경제난으로 약을 파는 등 생활전선에 내몰린 상태”라고 말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북한은 따로 치과대학이 없고, 의학대학 안에 6년제 구강학부가 있다. 우리의 서울의대 격인 평양의대 구강학부 안에는 ▲구강외과학 ▲구강교정학 ▲소아구강학 ▲구강보철학 ▲얼굴성형학 강좌 등이 있는데 졸업하면 별도의 면허시험없이 바로 면허를 취득한다. 

특이한 것은 이른바 ‘선군정치’ 탓으로 대학 자체가 군대식 병영체계라는 점이다. 대학은 연대, 학부는 대대, 학과는 중대, 학급은 소대로 구분된다. 대입 과정의 1차 필기시험에 혁명역사가 포함돼 있고, 2차 체육시험에서는 수류탄던지기 시험을 본다. 연애는 엄격히 금지된다. 

졸업 후에는 국가가 구강의사를 지역별로 배치하는데, 평양의대 출신은 중앙기관, 지역 의대 출신은 해당지역에 배치된다. 구강의사의 지위는 경제난 이전 월급 사무원과 같았는데, 현재는 다수의 의사가 (직장 휴가 증빙용)진단서 발급을 대가로 뇌물을 수수하는 등 생활난에 시달리는 실정이라고 정 교수는 말했다. 

정 교수가 공개한 탈북 의사 윤씨의 증언은 이랬다.  

“경제난으로 대부분 의사들이 시장으로 갔습니다. 남아 있는 의사들은 치료보다 생계를 위해 고가약, 치료기구를 챙기기에 바쁩니다. 장마당에 나가 팔아야 되니까요. 환자가 들어오면 몸이 아니라 경제형편부터 진단합니다. 가난한 환자는 가망이 없다는 말로 치료를 포기하게 합니다.”

한편 정 교수는 “구강의사와 치료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구강의료는 질이 현저히 낮지만,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고 보건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점차 현대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 10월 평양에 진단치료실, 구급치료실, 약국, 어린이방 등의 시설을 갖춘 3만 2800㎡, 6층 규모의 류경구강병원이 문을 열었다. 
 
조영갑 기자 ygmonkey@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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