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원가에 대하여

2013.11.25 17:40:39

월요시론

어떤 사람이 클래식 음악감상을 취미로 삼으려고 음악회 티켓을 거금 10만원을 주고 구입해 음악회에 갔다. 드디어 음악회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처음 듣는 클래식 음악은 귀에 익지 않아서인지 따분했고, 점차 진력이 나면서 앉아 있는 것이 고역일 지경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일어서고 싶었으나 10만원이라는 티켓값이 아까워서 선뜻 일어서지도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다.


만약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경제학 혹은 회계학 용어로서 매몰원가라는 말이 있다.
사전적 의미는 “과거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생된 역사적 원가로서 미래 의사결정과 관련이 없는 원가”이다.


위사례에서 티켓값 10만원이 바로 매몰원가이다. 당신이 이성을 갖고 있는 합리적 인간이라면 바로 박차고 음악회장을 나와야 된다고 경제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
헷갈린다면 좀 더 알기 쉬운 사례를 들어보자.


음식점에 들어가서 오천원 짜리 해장국을 시켰는데 먹어보니 짜고 매운데다 약간 맛이 간 것 같기도하고 도저히 입맛에 맞지 않았다. 음식을 먹는 것도 고통이지만 배탈이 날까 걱정될 지경이다. 이런 경우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음식값을 포기하고 식당을 나온다. 본전이 아까워 끝까지 먹는 사람은 며칠 굶은 노숙자 빼고는 아마 없을 것이다. 이때 이미 지불한 음식값 오천원이 매몰원가이다.


이렇듯 매몰원가는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개념이다. 그리고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수없이 많은 매몰원가 사례에 직면한다. 매몰원가라는 판단이 들 때 즉각적이고도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해야하는데  이를 방해하는 것이 본전을 찾고자하는 이른바 인간의 본전의식이다.


 이런 것은 개인의 소소한 것에서부터 국가의 대사에 이르기까지 많은 일에 해당될 수 있다.


일례로 4대강 사업은 매몰원가로 따지면 엄청나지만 앞으로 지속될 천문학적인 관리비용이나 부수적인 부작용을 파악해서 어떤 것이 더 이익인지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이런 예는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하고 판단하는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좋은 사례이다.


우리 치과계 회원 모두의 이해가 걸린 전문의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일을 추진함에 있어 업무 진행틀이 1.추진배경 2.현황 3.관련법규 4.문제점 5.개선방안 6.추진일정 이라는 틀속에서 진행된다면 각 단계들이 모두 중요하고 충분한 고찰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관련법규를 등한시하고 안을 만들었다면, 많은 인력이 시간과 경비를 들여 만든 안이지만 현행 법테두리안에서 시행될 수 없어 결국엔 매몰원가에 포함될 수 밖에 없을 것이며 애매한 법해석에 매여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매몰원가는 더욱 더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모든 회원들의 동의를 받는다는 것을 목표로 할 때는 약자의 편에서서  불이익이 갈 것으로 예상되는 회원들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모든 회원들에게 경과조치를 두어 개방한다는 전면개방안의 경우 먹고살 수 있는 과를 주어야 한다. 임시총회에서 복지부 국장이 임플란트과의 경우 진료내용을 암시해 안된다 했지만 교정과도 명칭이 진료내용을 알려주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미 전부터 내려온 명칭이라 교정과는 괜찮다면  임플란트보다는 일반에게 익숙치않은 매식과로 해 전문과목을 만든다면 대다수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 본다. 다가올 정기총회에서든 아니면 임시총회를 열어 3가지 안 중에서 결정한다는데 전면개방안의 경우 의과의 가정의학과와 유사한 명칭보다는 매식과로 정하여 추진하는 것이 전면개방안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위원회에서 심도있게 논의하여 결정했겠지만, 이제 주어진 시간은 얼마 안 남았으므로, 그 많은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가 매몰원가가 더욱 커지는 것을 막기위해 다 같이 지혜을 모아야할 것 같다.


구본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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