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기 힘들어” 기초치의학 박사 ‘씨가 마른다’

2013.12.30 18:42:59

해마다 감소 추세…지방은 거의 없어


기초치의학 전공자들이 갈수록 줄고 있어 기초치의학의 약화, 나아가 전체 치의학의 체력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체계적 지원 또는 기초치의학에 대한 치과계 전체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한 학회의 송년회에서 만난 한 수도권 치과대학 교수는 ‘기초치의학의 약화’를 심각하게 우려했다. 이 교수는 “결국은 돈 문제다. 기초치의학을 전공해봐야 먹고살기 힘들다는 인식 때문에 박사 전공자가 갈수록 줄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치대 기초학교실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차용훈 조교는 “최근 10년 정도 따져봤을 때 연세치대 기초학교실을 통틀어 박사가 9명 정도 배출됐다. 사실 이 수치는 전국의 치대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많은 숫자”라고 말했다.

# “기초치의학 외면 지방이 더해”
차용훈 조교는 이런 추세에 대해 “기초치의학을 전공하면 임상과 연계되기 힘들다는 인식도 있지만, 졸업했을 때 현실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꺼리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백일 교수(연세치대 예방치과학교실)는 “전문대학원 체제 전환 후 기초치의학처럼 꾸준하게 연구하는 분야를 경시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기초치의학 박사 과정에서 치과의사의 비율이 많이 줄어들고 그 자리를 치위생학과 출신이 메우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지방 치과대학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김명수 조선대 교수(치과약리학)는 “다른 지방대 치과대학도 마찬가지지만 조선대의 경우 기초치의학과에 9개의 과가 있는데, 치과대학 출신이 기초치의학 박사를 하려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이런 상황은 결과적으로 치과의사를 교육할 인력을 양성하기 힘들게 돼 치의학 전체의 부실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기초치의학 투자·홍보 절실하다
기초치의학에 몸담고 있는 교수들은 ‘정부의 R&D 투자’가 이런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연세치대의 경우 2003년 국내 치대 중 처음으로 기초의과학센터(MRC)로 선정돼 정부의 중점지원을 받았다. 그 결과 치과대학 출신 조교를 다수 확보, 현재 전국 각지의 치과대학 기초치의학 교수로 활약하고 있다. 

김백일 교수는 “기초치의학 박사에 전공의가 없다는 사실이 기초치의학 발전에 도움이 되는 현상은 아니다”라며 “정부나 협회가 MRC 사업처럼 장학금, 유학 등의 지원을 한다면 훌륭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기초치의학에 대한 홍보 강화도 해결방안으로 제시됐다. 차용훈 조교는 “사실 기초치의학에 대한 홍보 부족으로 인한 측면도 크다. 학부 때 공부하는 것과 많이 다른데 정보가 부족해 학생들이 대개는 잘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갑 기자 ygmonkey@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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