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재벌이 제주 영리병원설립 도전장 논란

2015.04.06 08:34:15

중국 녹지그룹 추진…직원 134명 중 의사는 고작 9명 "이상한 병원"

제주도에 다시 중국계 법인의 외국 영리병원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제주지부(회장 현용휴)를 비롯한 제주도의 의료단체 및 시민사회는 이런 움직임이 지난해 복지부의 심사과정에서 각종 부실이 드러나 승인이 무산된 ‘싼얼병원’의 촌극을 되풀이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보내고 있다. 

동시에 이번에 제주도에 국제영리병원이 정식으로 설립되면 이를 기점으로 영리병원의 둑이 허물어져 국내자본의 영리병원 설립에도 탄력이 받을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제주특별자치도(도지사 원희룡)는 지난 2일 외국의료기관인 ‘(가칭)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가 도청에 제출, 확인 과정을 거친 후 복지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제출된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현행 의료법상 위배 진료 사항, 사업자의 범법행위 전력, 응급의료체계 구축 등을 검토해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녹지국제병원은 지난 1월 제주대병원과 응급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녹지국제병원은 녹지그룹의 자회사인 그린랜드헬스케어(주)가 사업자이며, 서귀포시 토평동 일대에 778억원을 투자해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 4개의 진료과를 두는 지하1층, 지상 3층 47병상 규모의 병원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제주도청에 제출했다. 개원 시기는 2017년 3월 말로 예정하고 있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이번 녹지국제병원의 설립에 대해 최종 인가가 나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헬스케어타운의 취지에도 부합하고, 의료기관의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줘 결과적으로 의료관광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국내 자본 영리병원 위한 수순?
그러나 제주지역 개원가와 의료단체, 시민단체의 의견은 판이하게 다르다. 제주도의 부동산을 상당부분 잠식한 부동산 재벌이 갑자기 의료사업에 뛰어드는지 저의가 의심되며, 이 병원의 설립을 신호탄으로 국내 영리병원의 설립 또한 가속화될 것이라는 목소리다. 

제주시에서 20년 이상 개원하며 제주 지역의 사정에 정통한 한 원장은 “이번엔 다르다. 싼얼병원은 사기성이 짙었지만, 녹지그룹은 그쪽과 체급 자체가 다르다”며 “제주 도심에 100층 빌딩 건설 추진, 산방산 리조트 건설 등 제주도에만 투자한 돈이 5~6조 정도 규모라고 알려져 있는데, 부동산 그룹이 왜 영리병원사업에 뛰어드는지 의아하다. 저의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실제 사업계획서를 살펴보면 병상이나 사업 규모는 싼얼병원(48병상)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직원 구성은 독특하다. 134명의 근무인력 중 의사가 9명, 간호인력이 28명, 약사 1명, 의료기사 4명인데 반해 사무직원은 92명이나 배정돼 있다. 단순한 의료 ‧ 요양기관이 아닐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해 “인력구조가 상당히 이상한데, 100명에 이르는 직원은 중국 VIP 의전요원이거나 의료관광의 영업사원일 가능성이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이 병원이 설립되면 여론을 살피고 있던 국내 거대자본의 영리병원 또한 형평성 논리를 대며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녹지병원은 하나의 수순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의 의견도 다르지 않다. 의료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2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양 단체는 “제주도 영리병원 1호 설립 허용은 전국에 걸쳐 있는 경제자유구역에 영리병원 설립 허용의 도화선이 될 것이고,  의료기기관 건강보험당연지정제도와 전국민 건강보험제도의 근간을 허무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영리병원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한 자신의 공약을 지켜  국제녹지병원 설립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영갑 기자 ygmonkey@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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