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치과시술에 눈감는 인도

2015.06.02 18:21:16

빈부격차·인구수 감당 못해 무자격자 속수무책, “가난한 사람들에 우리가 축복” 되레 큰소리 활개

노인 틀니 급여화를 넘어 임플란트까지 보장성이 확대된 대한민국.

그러나 최근 IT 분야에 강세를 보이며 신흥 경제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에서는 아직도 거리의 무자격 치과의사에 의해 단돈 800루피(12달러·한화로 1만3000원 수준)짜리 틀니 시술이 이뤄지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1일 ‘가난한 사람들의 치아를 메우는 거리의 치과의사들’이란 제목으로 인도 뱅갈루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거리의 치과의사들을 취재한 AFP의 기사를 실었다. 

거리의 치과의사 알라 바크시씨는 시내 거리 버스정류장 옆의 노상 치과를 14년째 운영하고 있다. 거리에 간단한 시술도구를 펼쳐 놓고 환자들을 본다.

동생과 아들, 조카 등과 함께 운영하는 이 거리치과는 하루 평균 20명의 환자에게 틀니시술을 한다. 물론, 그는 정식 자격증이 있는 치과의사가 아니다. 치과기공기술을 갖고 있는 아버지로부터 기술을 배웠다.

환자 한명에 틀니를 해주고 받는 비용은 800루피다. 간단한 보철은 그보다 훨씬 싼 가격에 치료가 가능하다. 

알라 바크시씨는 “비싼 치과에 갈 여력이 안 되는 가난한 사람들이 나에게 온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이자 축복”이라며 “가난한 사람들도 치과 치료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이 같은 인도 전역에 퍼져 있는 거리 치과의사들은 중국 등에서 생산되는 값싼 치과재료를 사용해 최소한의 소독 절차도 없이 환자들을 본다. 그래도 빈부 격차가 심한 인도에서는 이들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국민들의 경제력 상승, 감염에 대한 우려 증가, 정식 면허를 받은 치과의사의 증가 등으로 뭄바이, 뉴델리 등 대도시에서는 거리의 치과의사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중소 도시에서는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면허 시술자에 자신의 치아를 맡기고 있다.

인도 정부와 치과의사협회도 워낙 많은 인구수와 부족한 치과의료인력으로 인해 거리 치과의사를 제대로 규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국립의학도서관 자료에 따르면 인도 도시지역의 경우 국민 1만명 당 치과의사수는 1명, 지방의 경우 25만명 당 치과의사수 1명 비율밖에 되지 않는다. 

아쇽 도블 인도치과의사회 사무총장은 “아직도 인도 치과의료계는 걸음마 단계로 우리조차 정식 면허를 받은 치과의사수가 몇 명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불법 무면허 치과의사의 진료행위는 근절돼야 한다”며 “무면허 치과의사들이 아무리 값싼 진료를 한다고 해도 우리가 이들을 따라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수환 기자 parisien@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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