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황된 정보에 혹” 사기 해외 컨설팅 여전

2015.06.23 18:11:51

치의들 해외진출 시류 악용 업체 기승…과장·거짓말 일삼고 지방 치대 비하도

최근 치협이 치과의사들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분위기를 악용하는 사기성 컨설팅 업체가 기승을 부려 개원가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이 업체는 올해 3월 치의신보에 보도(2015년 3월 16일자 “거액요구 사기성 의료이민 컨설팅 활개”)되기도 했는데, 여전히 허황되고 거짓된 내용으로 치과의사들에게 미끼를 던지고 있어 조속한 사법처리가 요구된다.

멘토짱닷컴은 이미 지난 2012년 이전 개원업무, 의료기기 리스 등의 업무를 대행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의사 세 명을 대상으로 14억 원 가량의 피해를 끼친 바 있는 업체다. 

기자는 약 한 시간 동안 해당 업체인 ‘멘토짱닷컴’의 정 모 이사라는 사람과 상담을 진행했다. 지난 3월 멘토짱의 컨설팅을 받은 적이 있는 대전의 한 원장에게 이 정 모 이사는 자신을 서울대의대 정신과 전문의 출신이라고 전한 바 있다. 재밌는 것은 이번에는 기자에게 자신을 중앙대의대 정신과 전문의라고 소개했다.

기자는 취재 편의상 서울의 한 치과대학 출신이며, 해외진출에 관심이 있어 연락했다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달변이었지만 전체적으로 욕설과 비어가 난무했으며, 지방 소재 치과대학에 대한 비하도 노골적으로 내비쳤다. 다음은 그와의 대화 내용 요지.

# 해외 면허 구입비용 1억5천

-영국 진출에 관심이 있어서 연락했다. 어떤 방식으로 진출할 수 있는지.

“영국은 인종차별 때문에 권해드리기 좀 그렇고, 싱가포르가 개원환경이 매우 좋다.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이 출범했기 때문에 미얀마나 캄보디아 같은 나라의 면허를 ‘구입’하면, 싱가포르에 넘어가서도 면허가 인정된다.”

-면허를 구입하는 데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면허 구입 같은 경우 약 1억5000만원 정도 소요된다. 현지의 주택, 차량, 교육 문제까지 풀 서비스해 드리는데, 이 경우에는 추가로 약 2억 정도 더 든다. 단, 조건은 치과기자재는 우리가 제공하는 것만 써야하고, 기공물도 국제 화물로 지정된 기공소와 주고받아야 한다.”

-싱가포르나 아세안국가 쪽에 진출해서 성공한 원장님들도 많이 계시는가.

“물론이다. 캄보디아, 미얀마 같은 나라는 치대가 없어서 돈을 긁어모을 수 있다. 최소 월 3000만원 이상은 보장한다. 그런데 우리는 지방 치과대학 출신들은 선호하지 않는다. 수준이 떨어져 성공하기 어렵다.”

-이 일을 한지 얼마나 되셨는지.

“10년 넘었다. 나도 (중앙대 의대)정신과 전문의 출신인데, 전문의 보드를 따고 6개월 만에 내가 처방한 약을 먹은 사람이 의료사고로 숨졌다. 그 후 의료소송에 회의감을 느껴 그만두고 아는 의사, 치과의사들과 이 일을 시작했다. 한 달에 1억 이상 번다.”

# “합법적 경로 아니다”

기자는 상담 후 정 모 이사의 말을 검증하기 위해 공공기관과 전문가 등에게 자문을 구했다. 일단 지난 5월 치협과 치의 해외진출 사업 MOU를 맺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측에 문의한 결과, 아세안 국가 간의 면허 인정은 거짓이었다. 진흥원 의료수출사업팀 측은 “아세안 내부의 의료인 면허 인정은 아직 아세안국가연합 내의 경제통합 과정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해당 업체의 말은 거짓으로 치과의사 선생님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유럽, 동남아의 사정에 밝은 한 원장 역시 “한국 경기가 안 좋아 요새 해외진출에 대한 욕구가 많은데, 이런 틈을 노리고 그릇된 정보를 유포하는 업체들이 있다. 이런 허황된 정보에 혹하기 쉽다”고 경고했다.

치협의 해외진출특위 간사를 맡고 있는 정국환 국제이사는 “싱가포르는 의료인 면허를 취득하기 매우 어려운 나라인데, 해당 업체의 경로는 합법적인 절차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믿고 해외 진출을 타진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현재 치협에서는 각 지역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치협이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측으로 문의하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조영갑 기자 ygmonkey@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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