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명의 걸고 들어오시면 됩니다”

2015.08.13 16:19:41

L의료컨설팅업체, 노골적 불법 명의대여 알선…독립채산제 치과 관리원장 구한다 버젓이 광고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 의료컨설팅 업체가 전국 치과의사를 대상, 종합병원의 독립채산제 치과 관리의사를 뽑고, 명의대여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관계당국의 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업체는 지방 한 지부 홈페이지의 구인구직란에 버젓이 독립채산제 치과의 관리원장을 구한다는 식으로 광고를 내고, 개설치과의 원장을 구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지난 3일 한 지방 광역시의 지부 홈페이지에 특이한 구인구직 광고가 올라왔다. L사로 밝힌 컨설팅 업체는 “대학병원, 종합병원, 요양병원, 양한방치과 등 로컬의료 토탈컨설팅과 프랜차이즈 컨설팅을 만들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전국 각지의 치과나 치과예정지(개설치과)에 근무를 알선하고 있었다.

이 업체에서 이 광고란을 통해 소개한 구인 치과는 서울의 종합병원(내 독립채산제 치과), 인천 종합병원(내 독립채산제 치과), 경남 창원 종합병원(내 독립채산제 치과), 양산 요양병원(내 독립채산제 치과), 부산 종합병원(내 독립채산제 치과), 울산 울주군 요양병원(치과의사 0.85~1.2+@), 충남논산치과(치과의사 주인 일반의 외과 치주과 페이닥터 및 개설의), 부산진구 개설치과(임플란트 못해도 됨 1.5+@ 숙소 주인 웨딩홀 호텔 운영자 / 임플란트 가능하면 1.7+@ 숙소제공) 등이다.

이 업체의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 과정에서 전남의 한 종합병원의 독립채산형 치과 개설과 부산에 개설 예정인 치과의 명의대여 원장을 적극적으로 권했다. 취재의 편의를 위해 기자는 서울에서 근무 중인 페이닥터라고 소개했다. 다음은 대화의 요지.


# 웨딩, 뷔페 사장이 치과 개설

-서울에서 페이닥터로 근무하고 있는데, 이직을 고려 중이다. 독립채산제 치과는 어떻게 운영되는가?
“주로 중소형 종합병원 안에 독립채산제 치과로 들어가는 건데, 병원에서 셋팅을 하고 원장님만 들어오는 방법도 있고, 직접 들어와서 셋팅을 하는 방법이 있는데, 어떤 형식이든 병원과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서울의 OOO병원은 치과가 없는데, 처음 하려다보니 수익이 얼마가 날지 자신이 없어 독채 치과 원장을 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력이 그리 많지 않은데, 상관없는가?
“전남의 한 병원 역시 독채 원장을 구하고 있는데, 시골이라 뭐 특별하게 큰 경력이 필요한 건 아니니까… 개원의 측면에서도 좋지 않겠나?”

-부산에 개설치과도 있는데, 이건 뭔가?
“예식장, 호텔을 하는 사장이 치과를 해보고 싶다고 치과를 하나 사서 리모델링까지 다 했는데, 사장 본인이 의사가 아니니 (치과의사를 구하지 못해) 오픈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중략) 거기는 개설 치과라서 선생님 명의를 걸고 들어가야 한다. 명목상 치과의 대표자는 선생님이 되는 거다. 일단 조건은 1500+@ 숙소제공으로 시작할 것이다.”

기자는 이후 이 업체가 주선해 준 부산 개설치과의 관계자와 통화를 했다. 그는 기자에게 “치과 규모는 70~80평 정도 되는데, 공사가 이미 다 마쳐져 있지만 (원장을 구하지 못해) 급한 상황”이라며 “들어오시게 되면 선생님 면허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개설치과의 오너는 뷔페사업과 웨딩사업을 하고 있는 재력가라고 밝혔다.

독립채산형 치과에 대해 일단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측은 “의료법인의 진료과 임차는 법률 상 위배되지 않는다. 다만 그 과정에서 법인과 치과 간의 수익배분 구조 등은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불법적으로 면허를 대여한 의료인은 300만원 이하의 벌금, 자격정지 3월의 처분과 함께 사무장과 연대책임으로 요양급여비용을 환수 조치 당한다. 

조영갑 기자 ygmonkey@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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