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사회중심가치’ 시대 온다

2015.09.18 11:12:38

정책전문가과정서 박영국 치전원장 강연 호평, 일본 ‘구강건강은 기본권’ 선언 좋은 사례 제시

“한 치과의사회에서 나온 공약이 ‘지역의 치과의사들의 평균소득을 얼마로 하겠다’라는 얘기를 듣고, 개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이런 얘기보다 지역 시민들의 구강건강 지수를 얼마까지 올리겠다는 식의 정책이 결과적으로 사회에도,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 현재 우리 치과의사가 갖고 있는 생각을 성찰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강연이 시작되자 참석자들의 분위기가 사뭇 숙연해진다. 지난 10일 신흥 사옥에서 열린 치과의료정책연구소(소장 홍순호·이하 정책연)의 정책전문가과정에서 연자로 나선 박영국 경희대치전원장의 강연이 참석자들을 중심으로 반향을 울리고 있다.

# “치의학, 비즈니스 모델로 퇴행”
이날 ‘치과의료정책의 방향과 과제’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한 박 원장은 “치과의사라는 전문직 종사자로서 더 이상 이윤이 아니라 사회중심가치를 중심에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애석하게도 한 조사에 의하면 현재 의사를 바라보는 사회 대중의 시선은 ▲너무 냉정하다 ▲너무 이기적이다 ▲너무 바쁘다 ▲성질이 급하다 ▲돈만 밝힌다로 압축된다”며 “이것은 공공 지향의 직업윤리를 역사적, 문화적 맥락으로 형성해 온 서구 문명을 깊은 이해 없이 기술만 받아들였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서양에서도 갤러거 같은 학자를 중심으로 치의학에 대한 반성론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는 2009년 “치의학은 성형외과와 더불어 점차 비즈니스 모형으로 퇴행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는 게 박 원장의 전언이다.

갤러거는 같은 저서에서 “치과의사가 사람들에게 선행을 하고 싶어도 병원이 파산한다면 꿈은 물거품에 불과하다. (중략) 그러므로 우리는 병원을 건실하게 운영하는 일이 모든 환자들의 이익을 위한 사회적 책무의 일부임을 감안해, 전문 직업인 및 경영자 모두로서의 사명을 지켜내야 한다”고 쓰고 있다.

박영국 원장은 이를 위해 ‘사회중심가치’로의 시선 전환을 제안했다. 치협을 중심으로 사회적 가치와 경영의 안정을 동시에 꾀할 수 있는 비전을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원장이 제시한 일본의 사례가 좋은 참고가 될 듯하다.

일본 치협(JDA)은 올해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이른바 ‘건강지속권을 위한 구강보건 도쿄선언’을 채택하고, 구강건강 역시 인간의 기본권임을 선언했다. 이른바 구강병처럼 비전염성 만성질환(NCD)으로 인한 의료비용이 증가 추세에 있으며, 치과치료를 받지 못한 노인들이 폐렴 발병 사망률이 구강건강이 좋은 노인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통계가 그 방증이라는 것이다.

박영국 원장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핵심가치는 ‘최적의 구강 건강을 위한 이니셔티브’ 정도로 압축될 수 있다”며 “이미 학문적으로 입증되기도 한 구강건강과 전신질환 간의 상관관계도 적극적으로 강조하는 등 우리의 비전을 미래 구강건강 향상에 맞춰 국민들을 위하면서도 동시에 치과의사들의 경영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정립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 “끊임없이 치의학 이슈 만들어야”
한편 이날 박영국 원장에 앞서 강연에 나섰던 임종규 전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치과의료정책의 수립과 결정과정’이라는 강연을 통해 정책결정과정에서 단체는 ▲국민편익과의 부합 여부를 판단 ▲결정권자와의 라포르 형성 ▲여론 형성 ▲내부의견 통합 ▲비용 편익분석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 전 국장은 “치과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가 현재 없는 실정인데, 소관 부서가 만들어지려면 기본적으로 정책 수요가 있어야 한다”며 “치협을 비롯한 치과계 단체들은 이슈를 자꾸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정책수요를 확대해 가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영갑 기자 ygmonkey@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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