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치과의료부문의 질적 수준이 매우 높다고 알고 있지만 외부의 시각은 그렇지 않다. 가장 선진적이라는 미국이 1.19 수준이고, 중국 역시 1.15 수준인 반면 우리는 0.86 정도로 매우 저평가 돼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 9월 24일 치과의료정책연구소(소장 홍순호·이하 정책연)가 주최하는 정책전문가 과정 네 번째 강연에서 ‘한국 치의학(융합산업)연구원 설립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연단에 선 송민호 치협 기획이사는 치의학 연구원이 설립돼야 하는 정당성을 조목조목 풀어 좌중의 호응을 얻었다.
현재 치협은 치의학연구원을 설립하기 위해 기획위원회와 미래비전위원회를 중심으로 국회, 복지부 등 유관단체와 폭넓은 접촉을 이어가고 있으며, 원장 및 부원장 등 상근인원 60여 명, 외부연구원 40여 명 등의 규모로 설립을 타진하고 있다.
송민호 이사는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지적했듯, 국내 10대 의료기기 기업의 R&D 투자 총액은 720억 원인 반면, 글로벌 10대 기업은 11조에 육박할 만큼 우리의 R&D 역량은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의료기기 상위 10위 생산업체 중 치과관련 업체(2012년 기준)는 오스템임플란트가 2위, 바텍이 5위, 신흥이 9위를 차지할 정도로 강세지만 R&D 투자액은 턱없이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송민호 이사는 치의학연구원을 설립했을 경우 그 기대효과로 ▲치의학 연구의 혁신적 발전 ▲치과의료기기 산업 성장 ▲신기술 및 첨단재료 개발 ▲치의학 및 치과산업의 국제 진출 확대를 꼽았다. 이미 치과재료 산업의 수출실적 증감률이 28.30%에 이르는 반면, 수입 증감률은 8.76%을 기록해 흑자 성장세를 맞고 있는 것도 좋은 징조라는 것이다.
치협은 2012년 치의학연구원 TFT를 발족시킨 이후, 관련 부처와의 꾸준한 접촉과 국회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입법 활동을 이어오면서 연구원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연구원 설립을 위한 가이드라인 보고서를 최종 접수하고, 서상기 의원의 관련 법안 발의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송민호 이사는 “반드시 할 수 있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며 “회원 분들의 간절한 염원과 관심이 연구원 설립의 버팀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정당한 보험급여의 시작 ‘차팅’
한편 이보다 앞서 손흥규 심평원 상근심사위원(전 연세치대 학장)은 ‘건강보험 심사평가기준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손 위원은 “심평원은 상근심사위원을 비롯해 수많은 비상근심사위원과 전문위원을 위촉하는 등 변혁을 꾀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며 “심사위원으로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차팅’에 더 신경 써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불성실하게 차팅해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손흥규 위원은 강연료로 받은 소정의 금액을 치협에서 진행하고 있는 ‘덴탈 시니어 오블리제’ 사업에 기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