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가 상품?’ 블랙 프라이데이 마케팅 기승

2015.10.06 16:23:06

각종 교정치료 40%까지 할인 이벤트 진행… “2곳 같은 대표원장” 1인1개소 위반 의심도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를 맞아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일부 치과가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 치과들은 진료비를 세일 기간에 맞춰 대폭 할인해 주거나 SNS를 통해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치과의사 스스로 진료 행위를 상품화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의 추수감사절이 지난 11월 마지막 금요일(11월 23~29일)을 칭하는 용어로 연말 쇼핑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미국의 각 기업이나 백화점, 마트 등은 연중 최대의 할인행사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는데, 이 시기에 “회계장부가 흑자로 전환된다”고 해서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우리나라 역시 백화점 70여 개, 대형마트 400여 개, 편의점 2만5400개 등이 일제히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를 외치며 큰 폭의 할인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 치과의료 스스로 상품으로 격하

서울과 인천에 같은 이름으로 개원하고 있는 L치과. 9월 25일부터 10월 14일까지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지정해 놓고, 진료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L치과는 메탈, 세라믹, 클리피씨, 콤비, 설측, 투명, 부분교정 등 교정치료에 대해 최대 40%까지 할인행사를 한다고 광고하고 있다. 기자가 이벤트에 응모했더니 금세 상담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는데, 이 상담원은 “강남과 인천의 치과는 한 분의 대표원장님이 운영하고 있다”고 병원을 소개했다. 1인1개소법 위반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그 상담원은 “치아교정 치료를 최소 30%에서 최대 40%까지 진료비를 할인해 드린다”며 “교정치료를 진행하면서 충치치료까지 함께 할인을 해드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당 치과는 평소에도 SNS 등을 통해 치아교정 할인과 특정 대학교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타깃광고 등으로 주위의 눈총을 받아오던 치과다. 투명교정 이벤트를 진행한다면서 선착순으로 신청자를 받아 ‘교정초기비용의 50%를 지원’하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서울에 위치한 C치과 역시 블랙 프라이데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등을 중심으로 교정치료, 임플란트 등 할인이벤트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교정치료의 경우 월 납부를 강조하면서 ▲클리피씨교정 월 19만원 ▲부분설측교정 개당 16만원 ▲투명교정 월 17만원 ▲세라믹 교정 월 14만원 이라고 광고하고 있다.

이 치과는 덧붙여 4D 양악수술은 750만원, 임플란트는 20만원 지원(할인), 충치치료 20% 할인 등 다양한 치료에서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치과와 멀지 않은 곳에서 개원하고 있는 한 원장은 “블랙 프라이데이는 연말 불경기를 타개하고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진작하기 위해서 시작된 걸로 알고 있는데, 이런 행위를 의료분야에 고스란히 접목해 할인 이벤트로 진행하는 것은 치과의료를 스스로 상품으로 격하시키는 행위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환자 유인, 알선행위 해당

해당 지역의 보건소에 할인 이벤트 건을 의뢰한 결과, 의료법 위반의 여지가 보인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모 보건소의 담당자는 “비급여 항목에 대한 할인 등은 의료기관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있으나, 시술비용 40%와 같은 광고내용은 환자 유인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고 밝혔고, 다른 지역의 보건소 측 역시 “당첨자 선정 시 SNS 친구가 많을수록 유리하다는 조건은 ‘소개, 알선’’ 의 의미로 오인될 소지가 있어 해당 문구에 대해 즉시 수정 조치하도록 행정지도 했다”고 말했다. 

조영갑 기자 ygmonkey@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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