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에나멜, 피부에서 진화했다”

2015.10.13 15:57:07

웁살라대·베이징대 연구진,4억년 화석과 돔갈치 경란질로 기원 밝혀

우리의 치아를 뒤덮고 있는 에나멜의 기원이 어디인지 고고학적으로 밝히는 연구가 진행돼 흥미를 모으고 있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와 중국 베이징 소재 척추고생물학 및 고인류학연구소(IVPP)의 연구진은 최근 자연과학 분야의 권위지인 ‘네이처’에 에나멜의 기원에 대해 밝힌 연구결과를 게재했다고 과학포털 사이언스맥이 보도했다. 에나멜은 인체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로, 인산칼슘으로 구성돼 있으며, 3개의 독특한 에나멜기질단백질(enamel matrix proteins) 위에 축적되어 있다.

연구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치아의 에나멜은 원래 피부에서 유래해 훨씬 나중에 치아로 옮겨왔다는 것.

연구진은 이를 밝혀내기 위해 경골어류 화석과 실제 어류를 살펴보았다. 많은 경골어류와 북아메리카산 돔갈치 같은 일부 유존종의 경우 비늘이 에나멜과 비슷한 경란질(ganoin)로 덮여 있는데, 연구진은 이 돔갈치의 유전체를 분석, 경란질에 3가지 에나멜기질단백질 유전자(AMEL, ENAM, AMBN) 중 2가지(ENAM, AMBN)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어 4억 년 된 프사롤레피스(Psarolepis)와 안드레올레피스(Andreolepis) 화석을 통해 비늘이 에나멜로 뒤덮여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중국에서 발견된 프사롤레피스의 경우 비늘과 얼굴의 치상돌기(denticle)가 에나멜로 덮여 있는 반면, 치아에는 에나멜이 없었다. 한편 스웨덴에서 발견된 안드레올레피스의 경우 비늘만이 에나멜에 덮여 있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현재 돔갈치에서 나타나는 경란질의 경우, 에나멜로 구성된 초기 경골어류의 원형질에서 발현된 것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연구진을 이끈 알베리 교수는 “프사롤레피스와 안드레올레피스는 모두 초기 경골어류이므로, 치아에 에나멜이 없다는 것은 분화된 상태가 아니라 원시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에나멜은 맨 처음 피부에서 경란질이라는 형태로 나타나, 많은 세월이 흐른 후 치아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의 의의는, 고생물학과 유전체학 데이터를 결합하여 조직진화 과정을 밝혀냈다는 데 있다는 게 학계의 평가다. 하나의 연구에서 두 가지 접근방법을 함께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앞으로도 이 같은 접근방법을 이용하여 척추동물의 경조직이 진화한 과정을 규명할 계획이다. 


조영갑 기자 ygmonkey@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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