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20~30대 젊은 치과의사 및 예비 치과의사 10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심층 패널조사를 진행했다. 기성세대에 속하는 선배 치의들에 대한 불만과 바람은 무엇인지, 개원과 자존감을 포기할 만큼 현재 개원 환경이 어렵다고 생각하는지 등을 물었다.
■ 20~30대 젊은 치의 대상 심층 패널조사
3포 세대 대체로 공감 … ‘제도권’에 대해 부정적 시각 많아
“너무 예의 없고 윤리의식 없는 거 아냐?”
“후발 주자들이 광고 등을 공격적으로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
“선배들에게 인사가면 이런저런 도움 되는 말을 듣기보다는 ‘과잉진료하지 마라’, ‘광고하지 마라’ 등 잔소리만 듣는다”
“우리는 이렇게 힘든 데 선배들은 왜 외면만 하시느냐”
“어느 시대나 어린 사람은 버릇없는 존재”
젊은 치과의사들은 선배 치과의사들이 자신들을 ‘예의 없고 윤리의식이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항변했다.
특히 그들은 자신들이 당면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강조했다. 큰 빚을 떠안고 개원하는 경우 ‘이번에 잘 안 되면 끝’이라는 절박한 심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후발 주자 입장에서 치과 광고를 공격적으로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바뀐 사회·경제적 여건처럼 자신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치과 개원 꼭 해야 할까?”
“개원은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
“지금 개원한 상태지만, 개원 전 스트레스 극심했다”
“개원하고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인테리어, 치과기자재 사장님들 돈 벌어주기 위해 개업한 게 아닐까’”
“치과계에도 ‘열정 페이’가 낯설지 않은 단어. ‘울며 겨자 먹기’로 개원 준비하는 치과의사 많이 봤다”
치과 ‘개원’에 대한 생각은 다양하고 복잡했다. 우선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내 치과’를 개원해야 경제적인 수익과 치과의사로서 누릴 수 있는 자유가 클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와 달리 개원 리스크와 스트레스를 감당하면서까지 ‘꼭 개원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봉직의에 대한 저임금 시대가 도래하면서 어쩔 수 없이 개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원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덜 벌더라도 초기 비용을 줄이는 식의 개원 형태가 대안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치과의사는 희망이 있다고 보나?”
“공무원 시험에나 뛰어들어야 할 것 같다”
“치과의사라는 직종이 ‘미래에 희망이 있을까’에 대한 해답은 바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희망이 있다고 믿고 작게나마 매일, 매달 발전해나가는 모습으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했으면 좋겠다”
“외제 차 타는 이웃 원장과 나를 비교하며 박탈감을 느끼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모습의 치과의사로 살아가면 어떨까”
젊은 치의들은 개원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걸 걱정하면서도 아직 ‘희망은 있다’고 자신했다. 이들이 치과의사라는 직업의 가치나 비전을 마냥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다.
이런 가운데 치과의사라는 직업을 오로지 경제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 생각하기보다는 좀 더 큰 틀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궁극적으로 치과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자긍심과 자존감을 지키는 방법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