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650만원?” 범람하는 임플란트 ‘번들상품’

2016.12.13 16:42:42

임플란트·전악틀니 묶은 패키지 시술 횡행
보험·비보험 경계 모호하고 수가 편차 커

“임플란트틀니 상하악 패키지 7개 650만원”
“임플란트 4개 패키지 280만원”

임플란트 시술에서도 묶음상품을 뜻하는 ‘번들상품’이 범람하면서 이에 따른 각종 부작용도 양산되고 있다.

특히 몇 개월 전 일부 업계발(發) ‘임플란트 할증 패키지’의 반작용으로 초래된 재료대 삭감이 이러한 양태를 빌미로 ‘행위료 삭감’까지 이어질지 치과계가 숨죽여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른바 번들상품 안에 보험과 비보험을 한 데 우겨넣으면서 보험, 비보험의 경계마저 허물어뜨리고 있는 사례가 다수 눈에 띄고 있다.

# 유치악 650만원 / 무치악 1000만원

지난 12일 기자는 서울 강남 소재의 한 치과에 상담을 요청했다. 이 치과는 임플란트 번들상품으로 유명한 A치과병원이다.

이 치과의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각종 패키지 광고가 현란하다. 가장 앞머리에 있는 임플란트 틀니 패키지는 ‘어머님들을 위한 임플란트 이벤트’라는 제목으로 임플란트 CA 8개+전체보철+뼈이식을 상악 900만원, 하악 790만원에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치과 측의 안내에 따르면, 위의 이벤트는 ‘어머님’들에게 한정되는 내용이고 남성이 위의 치료를 받으려면 상악 1000만원, 하악 89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단, 이것은 ‘현금가’다.

별도로 65세 이상 환자(보험 임플란트 적용 대상)가 임플란트 틀니 시술을 원할 경우, 임플란트 7개 기준(보험 2 + 비보험 5)에 상하악 틀니를 650만원에 제공한다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기자는 70세 아버지가 무치악 틀니를 쓰다가 식사가 불편해져 임플란트 틀니를 문의한다고 하고, 해당 치과에 상담을 신청했다. 이 치과의 스탭은 “무치악의 경우 보험적용을 받을 수 없어서 650만원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없다. 상악 4개 고정체와 특수 틀니, 하악 3개 고정체와 특수 틀니 합쳐서 총 1000만원에 시술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2개)가 포함된 수가와 비보험의 편차가 커 보였다.

이 치과 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치과의 사례들도 눈에 띈다. 서울 관악구의 한 치과는 뼈이식을 포함해 임플란트 4개를 280만원, 개당 70만원 정도의 시술패키지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전의 한 치과는 임플란트 틀니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상악 또는 하악에 임플란트 2개 고정체를 포함하는 틀니를 299만원(국산패키지1), 321만원(국산패키지2)에 제공하고 있다.

한 치과에 상담을 요청한 결과, 임플란트 패키지 개수를 채우지 않거나 지정된 개수가 넘어갈 경우에는 다소 비싼 일반 수가로 전환, 패키지 진료로 유도하는 모양새였다.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과잉진료 혹은 과소진료로 이어질 수 있는 소지도 다분했다.

# 임플란트 부당 급여 신청도?

개원가와 보험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에 대해 “새로운 얘기는 아니지만 치과의료 급여제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가뜩이나 보험 임플란트와 비보험 임플란트의 수가 차이가 미미해 ‘보험 재정이 누수된다’는 억측성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흐름들이 상황을 더 악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감이다.

관련 학회의 한 임원은 “무치악 환자에 보험임플란트를 식립하는 것은 실정법 위반의 소지가 있으며, 아주 일부이지만 부당하게 (임플란트)급여 신청을 하는 케이스가 있다고 들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상황들이 반복되면 급여 체계에도 분명 손질이 갈 수 있다. 치과계 전체가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치협 보험위원회 역시 “치과계 전체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다”라며 “재료대 삭감에 이어 행위료 삭감은 일반 여론이 추동하고, 입법부의 움직임이 수반돼야 하는데, 이런 흐름들이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조영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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