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치과 증거 ‘차고도 넘친다’

2016.12.16 14:39:25

피해자 2600여명 소송모임 카페 만들어 대응
계좌안내문에 사무장 의심 P, K씨 실명 등장


대규모의 ‘먹튀사건’이 터지면서 피해를 본 환자들은 인터넷 카페에 ‘피해자 소송모임’을 만들어 해결을 도모하고 있다.

회원만 2600여 명에 이르는 피해자 카페에는 A치과를 성토하는 글이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동시에 A치과를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사무장에 대한 정보도 다량 올라오고 있다.

특히 1년 정도 교정치료를 진행하다가 중단을 맞게 된 한 환자는 치료 선납금을 냈던 계좌 정보를 공개하기도 했는데, 예금주명이 A치과 대표원장이 아닌 P씨로 돼 있어 전형적인 사무장 치과의 영업패턴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 환자는 “2년 과정 중에 1년 정도 진행했고, 아직 공간이 다 안 닫힌 상태다. 선납금은 다 낸 상태인데, 동생이랑 같이 진료 받고 있던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너무 황당하다”고 말했다.

해당 치과에서 근무한 스탭을 아는 한 피해자의 증언 역시 구체적이다. 이 환자는 “병원에서 우리 진료를 봐주던 S원장은 대표가 아니고, 여기 대표는 전에 페이스북에 올라왔듯이 P, K씨라고 했다. P, K씨는 의사가 아니라 따로 사무실에서 문자 보내고 돈 관리한다고 했다”고 말을 전했다.

치과기공사 출신인 P씨의 경우 실제 한 네트워크치과의 MSO(경영지원회사) 사장을 지낸 걸로 잘 알려져 있다. 일간지 등에도 자주 등장해 경영분야를 총괄하고 있다고 소개한 P씨의 경우, “한국의 의술을 브랜드화해 세계에 수출하는 것이 목표”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후 A치과의 전신인 P치과가 개원할 때부터 관여했고, 광고, 컨설팅, 병원 기자재 업체를 설립해 이를 통해 치과의 코디네이터 등 스탭을 채용하기도 했다.

함께 언급되고 있는 K씨의 경우 종합의류회사 T사의 대표로 돼 있으면서 실질적으로 A치과를 운영한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피해자인 한 환자는 카페를 통해 계좌이체 내역을 제시했는데, 7월 18일 송금처가 A치과의원이라고 명시돼 있으나 이후 11월 15일에는 FBS(기업금융자동화시스템)출금을 통해 K씨 명의의 계좌로 치료비가 빠져나간 걸로 확인된다.

피해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들이 실질적으로 A치과를 운영하면서 교정과 출신 원장들을 적극 동원, 저가 교정치료 이벤트를 진행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특히 이 병원의 대표원장으로 명시돼 있던 S원장에 대해서는 환자들 대다수가 “이름을 들어본 바가 없고 얼굴도 본 적이 없다”고 말해 명의대여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이런 패턴의 사무장치과 속성상 교정 담당 의사가 수시로 바뀌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  2013년부터 교정치료를 시작해 올해까지 진료를 받았다는 한 환자는 3명의 주치의가 바뀌는 경험을 했다. 이 환자는 “당시 P치과였다가 A치과로 이름이 바뀌었는데, 치료 도중에 원장이 계속 바뀌었다”면서 “처음엔 안경 쓴 40대 남자분에서 40대로 추정되는 여자 원장님, 마지막에는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 원장님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현재 피해자 모임은 개별적으로 경찰을 통해 고소고발을 이어가는 가운데 집단소송에도 나서기로 했다. 모임의 운영진 중 한 명인 B씨는 “올해 초에 교정치료를 시작해서 약 250만원 정도를 치과에 납부했는데, 그 동안 담당의사가 3명 정도 바뀔 만큼 공장식으로 운영된 치과였다”면서 “현재 변호사를 만나서 소송에 대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인데, 무조건 소송으로 간다는 여론이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집단소송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게시글에는 150여 명 정도가 동참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조영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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