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위한 규제? 방사선 책임자 교육 원성 높다

2022.09.21 19:39:44

치과만 1만6991명 내년 말 무더기 교육 대상 우려
국내 의료 환경 무시한 과도한 행정 규제 개원가 성토
치협 문제 제기 치과 분야 교육기관 추가지정 성과도

법정의무교육부터 재료 수급까지 사회 전반의 변화를 반영한 각종 규제가 치과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본지는 현재 치과 개원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규제들을 총 4회에 걸쳐 짚어보고, 원인과 그 해결책에 대한 공론을 치과계와 나눌 예정이다.<편집자 주>

 

   ③ 안전관리책임자 교육 2년마다 해야 하나?

 

 

안전한 의료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한다는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교육이 오히려 개원가에 행정 부담을 주기적으로 각인시키는 족쇄가 되고 있다.

 

치과계 안팎에서는 비용 부담 증가는 물론 과도한 행정업무로 인한 의료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본래 개원 후 1회 교육만 받으면 됐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로 선임될 시 선임된 날로부터 1년 이내 선임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후 2년마다 교육을 받아야 하고, 이를 어길 시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처럼 또 하나의 행정규제가 자리 잡은 건 지난 2020년 12월 29일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교육에 관한 개정 의료법이 공포되고, 이듬해 2021년 7월 23일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에 대한 교육 및 교육기관 지정’ 고시가 개정·공포되며 교육 주기가 새롭게 변경됐기 때문이다.

 

# 교육 주기 다른 나라보다 잦아

특히 안전관리책임자 교육 주기 2년 설정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도, 의견 수렴 과정도 부족했다는 날선 비판이 일고 있다.

 

질병관리청도 “보수교육 및 교육 주기는 신설된 사안으로 교육 주기의 설정 근거는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 타국의 사례를 봐도 미국은 의료방사선 관련 의료인 1회 교육, 영국은 자격취득 후 1회로 우리나라에 비해 월등히 완화된 조치가 적용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매 3년이지만 권고사항일 뿐이다.

 

다만 “교육의 실효성과 국민 의료방사선 피폭선량 및 방사선 관계 종사자에 대한 피폭선량이 타 국가에 비해 높은 상황을 고려해 유사 분야의 교육 주기를 참고해 설정했다”는 것이 질병청의 공식적인 논리다.

 

하지만 근거로 든 피폭선량의 경우 절댓값을 다른 국가와 수평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한국적 의료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접근이라는 반론 역시 만만치 않다.

 

CT 보급이 확대되면서 자연히 조사량이 늘어났고, 전반적으로 환자들의 ‘의료 쇼핑’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최근 수년간 CT와 MRI에 대한 급여가 확대된 점 등을 외면한 채 단편적인 피폭선량만 차용해 판단한 결과라는 논박이다.

 

이 같은 지적에도 질병청은 개정된 교육 주기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시행 이후 검토할 계획이라 밝히며 사실상 시행 이전 교육 주기 개선에 대해서는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주기 개선 등 교육 환경 최선 다할 것”

하지만 지나친 규제라는 치과계의 지속적 성토에 정부 역시 보완책을 고심 중이다.

 

특히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이 현재 한국방사선의학재단 하나뿐인 점은 대표적 개선 사안으로 꼽힌다. 2년마다 받아야 하는 보수교육이 신설된 상황에서 교육 대상자 급증이 예상되는 만큼 교육기관 추가지정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치협은 대한영상치의학회 등 전문성을 갖춘 치과 분야 단체를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교육기관으로 추가 지정하는 방안을 놓고 정부 측과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눠 왔다.

 

이에 질병청은 지난 9월 5일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교육기관 ‘치과 분야’ 추가지정과 관련해 설명회를 개최하고 치과 분야에 1개의 추가 교육기관을 지정키로 했다. 2023년 보수교육 대상자 3만3996명 중 치과가 1만6991명으로 절반에 육박하는 만큼 시의적절한 후속 조치로 평가된다.

 

치과 분야 교육기관 추가지정이 원활히 이뤄질 시 보다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치과 분야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교육이 가능할 전망이다.

 

아울러 치협은 교육 주기 개선,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교육의 의료인 보수교육 인정 등 갈급한 현안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의견 개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송호택 치협 자재·표준이사는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교육기관 치과 분야 추가지정이 원활히 이뤄진다면 관련 교육에 있어 회원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또 교육 주기, 보수교육 인정 등에 대해서도 재차 논의가 필요한 만큼 앞으로의 진행 과정을 면밀히 검토하며 지속적인 의견 개진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광헌 기자 khrepor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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